[기고] 경기도 대표단의 유럽순방을 함께하며

남경필 경기지사를 단장으로 한 경기도대표단 일원으로 지난 2월28일부터 3월7일까지 6박8일간의 일정으로 그리스와 이탈리아를 방문했다.

외교정책과 직원도 아닌 농정해양국 직원인 내가 대표단에 참여할 수 있었던 것은 남경필 지사의 약속 때문이었다. 남 지사는 지난해 첫 미국 출장을 다녀온 후 대표단 규모를 줄이더라도 직원들의 해외 견문을 넓히기 위해 희망직원을 선발해서 가겠다고 약속했었다.

2월 초 홈페이지에 게시된 희망직원 선발 공고문을 보는 순간 욕심이 났다. ‘내가 언제 도지사와 함께 얘기나 해보겠느냐’는 생각과 출장이라곤 경기도내 시군만 돌아다니던 내게 해외출장이란 경험은 생각만 해도 신나는 일이었다.

그렇게 설레는 맘으로 떠난 해외출장. 첫 방문지인 그리스부터 새로운 경험이 시작됐다. 그리스 도착 첫날, 현지 시각으로 밤 10시가 다 되어서 저녁식사를 하게 됐다.

‘따베르나’라고 레스토랑보다는 급이 낮은 그리스의 일반적인 식당이었는데, 정말 생각지 못한 광경을 보게 되었다.

밤 10시인데도 식당에 사람들이 꽉 차있었다. 놀라운 것은 이게 2차, 3차로 이어지는 술자리가 아니라 그냥 저녁식사였다는 것. 뜨거운 날씨 때문에 낮잠문화가 발달한 그리스에서는 2~3시 정도면 퇴근해 하루일과를 마무리하고 그때부터 낮잠을 잔 다음 10시가 거의 다된 시간에 저녁을 먹는다는 것이다.

도착 첫 날부터 세계는 넓다는 사실을 깨달으며 견문이 넓어지는 느낌이었다. 이탈리아에서는 그들의 교통문화가 인상적이었다. 차마다 전자기기를 부착해 지정속도가 넘으면 바로 속도위반으로 체크되고 2시간 이상 연속해서 운전하는 것도 교통법규 위반사항이어서 자동체크가 된다고 한다.

그래서 차를 타고 이동할 때는 중간중간 휴게소를 들러 2시간 이상 연속이동을 하지 않았다. 졸음운전을 막고 운전자의 피로도를 줄이기 위한 제도라는데, 정말 신기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업무적으로도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 이번 출장에서는 해양산업 활성화와 관련된 일정들이 많았는데 아테네 최고의 마리나인 필리스보스 마리나와 이라클리오시의 요트 마리나 등이 기억에 남는다.

필리스보스 마리나는 요트 및 메가요트를 위한 고품격 시설과 서비스를 제공키 위해 설립된 것으로 주변에 상업지구가 잘 조성돼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며 요트 마리나는 시내에서 인접한 베네치아항 내에 있고 공항과도 가까워 사람들의 접근성이 좋았다. 농정해양국 직원의 한사람으로서 앞으로 마리나 개발 등의 해양산업 관련 업무를 추진하는 데에도 활력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번 출장에서는 남경필 도지사의 평소 모습도 볼 수 있었는데 의외로 소탈했다. 이동 할 때는 언제나 본인의 짐을 직접 끌고 가고 필요한 물건은 백팩에 넣어 직접 짊어지고 다니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이탈리아의 한 휴게소에서 대표단 사람들에게 초콜릿을 하나씩 사주며 피로회복엔 초콜릿이 좋다며 일정이 많아 피곤하더라도 힘내자고 웃는 모습은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월례조회 때나 볼 수 있었던 도지사의 모습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다음 해외출장 시 가게 될 희망직원에게 몇 가지 당부를 하고 싶다. 우선 공부다. 아는 만큼 보이고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매일 있었던 일들을 정리해야 한다.

하루에 많은 일정을 진행하기 때문에, 그때그때 정리하지 않으면 기억이 뒤죽박죽될 수 있다. 도지사와의 해외출장. 망설일 수도 있는 일이지만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 많은 직원들의 해외출장 도전을 권해본다.

박현준 경기도 친환경농업과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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