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매미 또 습격하나… 포도농가 ‘긴장’

따뜻한 겨울 탓 안성 서운면 알덩어리 작년보다 17배나 증가
예상 부화율 남부 90%·북부 60% … 농가들 벌써부터 한숨

▲ 지난 겨울 예년에 비해 비교적 따뜻한 날이 많아 과수에 치명적인 꽃매미의 부화율이 높아지면서 본격적인 농번기를 앞두고 해충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특히 경기남부지역에서는 90%의 높은 꽃매미의 부화율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화성시 송산면의 포도농가에서 농부가  부화한 꽃매미 알을 살펴보고 있다.  추상철기자

본격적인 농번기를 앞두고 경기지역 포도농가에 ‘꽃매미 경보’가 발효됐다.

특히 예년보다 덜 추웠던 올겨울 동안 도내 주요 포도 생산지역에서는 꽃매미 알이 6배나 늘어난 것으로 확인되면서 농민들의 시름도 더욱 깊어지고 있다.

9일 오전 11시께 화성시 송산면의 한 포도농장에는 따스해진 날씨만큼이나 분주해진 농민들의 손길로 가득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새로운 농번기를 준비하는 농민들의 얼굴에는 시름이 가득했다. 해충인 꽃매미의 알이 포도나무 곳곳에서 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농민들의 이러한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나무껍질과 비슷한 모양의 꽃매미 알은 야속하게도 포도나무 줄기 등에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농장주 정완구씨는 “꽃매미 알을 손으로 일일이 떼어낸다 하더라도 벌써 절반가량은 부화한 상태라 소용이 없다”면서 “꽃매미 때문에 올해 포도농사는 시작도 하기 전에 손을 놔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라고 한숨지었다.

더욱이 포도농장 내 꽃매미의 씨를 말린다 하더라도 주변 임야에서 서식하는 꽃매미가 살아 주변 포도농장으로 이동하기 때문에 현재의 방역방법으로는 꽃매미에 의한 피해를 방지할 수 없는 상황이다.

정씨는 “우리 마을에만 30가구 이상이 포도농사를 짓고 있는데 꽃매미에 의한 피해 때문에 평년과 같은 수확량(연 10억~15억원)을 기대할 수 없는 상태”라면서 “꽃매미가 부화를 끝내는 5월 초순께 포도농장과 주변 임야 등에 항공방역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농업기술원이 올 들어 도내 주요 포도 생산지역에서 꽃매미 알을 표본 분석한 결과, 지난해보다 알의 수가 6배나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포도 재배가 활발히 이뤄지는 안성시 서운면 일대에서는 지난해보다 17배나 많은 꽃매미 알이 발견되기도 했다.

도농업기술원 관계자는 “영하 11도 이하에서 부화율이 떨어지는 꽃매미 알이 평년보다 따뜻했던 올겨울 기온에 대다수 살아 남았다”면서 “부화율은 남부지역에서는 90%, 북부지역에서는 60%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이어 “현재로서는 직접 알집을 제거하거나 5월 하순께 농장별로 방제작업을 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라고 덧붙였다.

안영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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