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KTX 수원 정차 늘려야

현재 수원역을 통과하는 KTX 열차는 하루 경부선 8회 (상행 4회, 하행 4회)에 불과하다. 그것도 첨두(尖頭, 러시아워)시간에는 운행되지 않는다.

수원시는 인구가 117만 4천여 명으로서 전국의 모든 기초 자치단체는 물론 광역 자치단체인 울산시보다도 많다. 이같은 상황인데도 우리나라 대표 열차인 KTX가 명목상으로만 운행되고 있어 수원의 위상을 떨어뜨릴 뿐 아니라, 많은 시민들이 KTX를 이용하려면 대전역이나 서대전역에서 열차를 갈아타야 하는 불편을 겪고 있다.

다른 대도시는 물론 중소도시에 이르기까지 모든 역들이 수원보다 정차회수가 많다. 대전시와 비교를 해보자. 수원보다 인구 면에서 35만 명 정도가 많지만, 대전역은 174회, 서대전은 61회 도합 235회나 정차하고 있다. 최근에 국토부와 코레일이 오는 4월 개통을 앞두고 있는 호남선 KTX가 당초에 서대전을 경유하지 않도록 되어 있었음에도, 최근에 대전시민들의 요구를 받아들여 별도로 18회를 서대전을 경유하도록 방침을 결정했다. 수원역의 1일 평균 이용객수는 3만7천845여명인 반면, 서대전은 1만3천656여명으로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

코레일 측에서는 수원~천안아산간 KTX 전용선로가 아닌 기존의 경부선 노선을 운행하는 관계로 속도에 제한이 있어 효율성 측면에서 수원경유 회수를 늘리지 못한다고 해명하고 있다. 해서, 경기도는 경부선 노선과 2016년 상반기에 개통될 수도권 KTX간 4.5km를 평택지역에서 연결하는 방안을 정부에 건의한 상태다. 이 사업이 완료되면 노선용량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돼 왕복 20회까지 수원 경유가 가능할 뿐 아니라 수원~대전 간 운행시간도 20분 이상 단축될 것이며 4월 개통되는 호남KTX 이용도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비도 1천925억 정도만 소요되어 재정적 부담이 적다. 다행히 경기도와 이찬열 의원(국토교통위원회)을 비롯한 관련지역 국회의원들이 다방면으로 관계부처와 정치권을 설득한 결과 타당성조사 용역 예산 2억원이 반영되어 3월 중에 발주될 예정이다.

바라건대 국토교통부는 계획된 일정 내에 용역을 완료해 주기를 바라며, 기획재정부는 이 사업의 타당성이 인증될 경우 (경기도가 한 국책연구원에 의뢰한 연구보고서에 의하면 경제적 타당성이 있는 것으로 분석됨), 신규사업이 아닌 현재 공사 중인 수도권 KTX사업에 연계하여 “총사업비 변경 방식 (총사업비에서 20% 범위 내에서 증감이 있는 경우 적용)”으로 진행해줄 것을 제안한다.

신규사업의 경우는 많은 행정절차를 거쳐야 하므로 사업기간이 길어지지만, 총사업비 변경방식으로 추진하면 중간단계가 생략 또는 간소화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총 사업비 변경방식으로 노선을 연결한 다른 사례들이 있다. 예컨대, 당초에는 경부 KTX가 포항시까지 이어지지 않았으나 경부KTX 사업비에서 1천900여억 원을 증액한 총사업비 변경방식으로 경주 지역 경부 KTX선과 동해 남부선간 (부산~울산~경주~포항) 4km를 연결하여 금년 3월에 완공될 예정이다.

이로써 종전에 동대구역까지만 KTX를 타고 와서 일반 철도로 갈아타야 하는 불편 없이 바로 포항까지 갈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시간도 절약될 수 있게 된다. 수원시는 인근 화성시 등과 함께 경기 남부의 중심지로서 상주인구와 유동인구가 계속 확대추세에 있으며 수원역 이용자 수도 2009년 이후부터 매년 15% 정도씩 상승하고 있다. 우리나라와 같이 인구밀도가 높고 물동량이 많은 국가에서는 철도수송이 대단히 중요하다. 인구 11만7천여명의 작은 정읍역에도 29회를 정차한다. 수원의 위상에 맞게 KTX 정차회수를 늘려주기를 희망한다.

이세정

경기도 철도물류정책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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