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님비에서 핌피 시설로의 오디세이

어느 지자체나 도시기반시설을 갖추어야 자족도시라 할 수 있다. 문제는 도시기반시설에는 편의시설과 기피시설이 공존해야 하며 님비(nimby) 시설인 환경기초시설의 건설은 지역주민의 반발과 갈등이 야기된다.

이와는 반대로 생활편의시설인 지하철과 문화시설 건설에서는 핌피(pimfy) 현상이 나타나는 것은 필연이고 이 두 현상은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 안고 여정을 떠나야 한다는 것이다.

님비라는 신조어는 1987년 3월 뉴욕 근교 작은 동네 아이슬립에서 배출된 3천1백68t의 쓰레기를 처리하기 위해 바지선 ‘모브로4000호’에 싣고 무작정 아이슬립을 출발해 항해에 나섰지만 노스캐롤라이나, 플로리다, 앨라배마, 미시시피, 루이지애나, 텍사스 등 미국 남부 6개 주를 전전했으나 어디서도 받아주지 않았다. 결국 쓰레기는 6개월 동안 6개 주, 3개국을 떠도는 6천마일의 오디세이 끝에 아이슬립으로 되돌아 와야만 했다. 님비(nimby)라는 말이 미국에서 그때 생겼다.

이와는 반대로 핌피(pimfy) 신드롬은 자기 동네에 이득이 되는 시설을 유치하기 위해 너도나도 발 벗고 ‘제발 우리 집 앞마당에(Please in my front yard)’ 지어달라는 신조어이다.

님비시설을 핌피시설로 바꾸고 한 도시의 랜드마크와 타 시설까지 가능케 한 사례가 있다. 바로 ‘하남유니온파크’이다. 명칭은 파크이지만 지하 25m에는 대표적 기피시설인 쓰레기소각시설과 음식물자원화시설, 재활용선별시설, 생활폐기물압축시설, 쓰레기적환장, 하수처리시설 등을 친환경 최신공법으로 설치했다.

지상에는 넓은 공연공간과 어우러진 잔디광장, 어린이 물놀이시설, 체육관, 테니스장 등 주민 편익시설만 볼 수 있으며 여름철에는 물놀이장을 개장해 하루 5천여 명이 물놀이를 즐기는 장소로 변모했다.

아울러 하남유니온파크 시설 바로 옆에는 외자 3천억을 유치, 사업비 1조원이 투입되는 국내 최대 야외형 복합쇼핑몰 ‘유니온스퀘어’가 내년 6월 개장을 목표로 건설 중에 있다.

만일 환경기초시설(하남유니온파크)이 조금이라도 유해하거나 생활에 불편함을 끼친다면 불가능한 사업이다. 이와 같은 대규모 생활편의시설과 복합쇼핑센터와 더불어 하남강변타운 아파트 단지의 인구가 유입되어 유동인구는 하루 10만이 넘을 것이기에 시의 숙원사업인 지하철 건설이 순풍에 돛단 배처럼 지난 2011년 지하철건설 예비타당성 조사와 심사를 한 번에 통과하였다.

지하철 건설사업은 대규모 사업비가 투입되는 사업으로 한번에 타당성조사가 승인되는 경우는 극히 드문 경우이다. 이에 유니온파크와 유니온스퀘어로 인한 유동인구의 증가가 심사과정의 일조를 하였다고 본다.

대표적인 님비시설인 환경기초시설의 현대화 사업에서 대표적인 핌비시설인 지하철 건설 사업까지의 여정은 결코 쉽지 않았다. 인구 15만의 하남이 36만으로 발전하기 위해선 대규모 아파트를 건설하여야 하고 거기에서 나오는 생활 폐기물을 자체 처리해야만 한다.

기존 쓰레기 소각장은 이미 포화상태에 있고 아파트 주민들은 하루가 멀다 하고 시장실에 찾아와 다른 곳으로 이전해 달라는 집단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었다. 인근 아파트 주민과 만남을 수십 번 넘게 갖고 설득과 이해를 얻어 지난해 4월 공사 일정에 맞춰 완공했다.

일 년이 지난 지금은 하남유니온 파크와 유니온스쿼어, 지하철이 연관되어 전국에서 가장 땅값과 집값이 많이 오르고 있는 도시로 발표되고 있으며 대표적 님비에서 핌비시설로 바뀐 사례가 되어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 최초이기에 전국 지자체와 국외에서 벤치마킹을 하고 위해 하남을 찾아오고 있다.

앞으로 인구 36만 자족도시가 완성되기 전에 유명세를 타고 있지만 이러한 결과가 나타나기까지 지역주민의 적극적 협조가 없었으면 불가능하였을 것이고 아직도 정처 없이 떠다니는 미국의‘모브로 4000호’바지선과 같은 무의미하고 기나긴‘오디세이’가 될 뻔했다.

이교범 하남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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