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선 넘나들며 생명구조 35년… 7천여건 현장노하우 전수하고파”

음두호 하남소방서장

사선(死線)을 넘나들며 시민의 목숨을 구하는 소방관들의 생생한 경험담을 수록한 실무서 ‘소방실무예상문제’(3판·총 417쪽)를 최근 출간한 음두호 하남소방서장(59).

음 서장은 수험서를 통해 지난 1981년 소방직에 첫발을 디딘 이후 7천여 건에 걸쳐 출동한 재난과 화재현장에서 반드시 지켜야 할 안전수칙과 소방 공무원으로서 숙지사항을 알기 쉽게 문항 속에 녹여냈다.

오는 6월 말 35년의 천직같이 알았던 소방직을 내려놓기에 앞서 후배들에게 주옥같은 안전 매뉴얼을 전수해주고자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아름다운 뒷모습이다.

그는 재직기간 동안 국가 대사 등 굵직한 일마다 현장을 지켜왔다. 서울 강남소방서 잠실파출소 근무 시절인 지난 1986년 서울 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게임 당시 소방안전을 담당했고 서울시소방학교와 소방학교 부설 구조훈련센터 등에서 많은 후배를 길러냈다.

또 소방정으로 승진 후 전남소방본부로 자리를 옮겨 순천시와 여수시 등에서 소방서장을 역임하면서 ‘2012 여수세계박람회’의 소방안전을 총괄한 소방안전 베테랑이다.

음 서장은 “35년 재직기간 동안 단 1명의 동료나 선배의 순직(殉職)을 곁에서 지킨 일이 없는 나는 정말 행운아”라며 “지금 이 순간에서 동료 대원과 함께 시민의 생명구조와 재산보호를 위해 불길로 뛰어드는 후배들에게 강조하고 싶은 것은 바로 ‘체력 기르기’와 ‘안전 제일주의’”라고 거듭 못박았다. 이를 위해 음 서장은 지난 2001년부터 마라톤 예찬론을 펴왔다.

체중관리 차원에서 시작된 마라톤은 이제 1달에 1번 풀코스(42.195㎞)를 완주할 수 있을 만큼의 실력과 체력을 닦았다. 이런 기본기가 험난한 소방 공무원으로서의 삶을 버텨 준 원동력이라고.

더불어 그는 대원들의 안전을 기념하기 위해 퇴직한 직원들과 퇴임 서장의 사진을 나란히 하남소방서에 전시하는 등 출판 및 전시회를 이어가고 있다.

하남=강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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