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 등에서 ‘스펙 초월’, ‘학벌 타파’ 등 능력 위주의 채용을 강조하고 있지만, 대학생들의 피부로는 전혀 와닿지 않고 있다. 이를 반영하듯 대학생 10명 중 8명은 여전히 취업에 있어 능력보다 학벌이 중시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2.1 지속가능연구소’와 대학생언론협동조합 ‘YeSS’에서 전국 132개 대학생 2천3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80.5%(1천901명)의 대학생이 취업시장에서 능력보다 학벌이 중시된다고 답했다. 이 가운데 의학ㆍ약학ㆍ간호대 학생의 경우 학벌이 중시된다고 답한 비율이 91.7%에 달했다.
집안 사정에 따라 취업 전망도 엇갈렸다. 자신이 상위계층에 해당한다는 대학생 67.3%는 ‘원하는 곳에 취업할 수 있다’고 답했으나, 하위계층의 경우 같은 대답이 45.4%에 머물렀다.
특히 대학 진학에 사교육이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한 비율 또한 85.5%로 나타나는 등 대학생들은 ‘학창시절 사교육→명문대 진학→취업’으로 이어지는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여전하다고 생각했다.
김병규 지속가능연구소 부소장은 “취업시장에서조차 능력이 아닌 빈익빈 부익부가 작용함을 암시한다”며 “부와 가난 세습의 고착화에 대한 사회적 우려와 무관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관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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