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림 사업 식재 수종 34% 차지 전문가들 “경기지역엔 활엽수 적합” 시대변화 따른 산림 체질개선 시급 道 “단계적으로 식재량 줄일 계획”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재선충병으로 경기지역에서만 매년 4~5만그루의 소나무가 고사(본보 1월 30일자 6면)하고 있음에도 산림당국은 주구장창 소나무만 식재,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는 비난이 일고 있다.
특히 전문가들은 기온상승 등 생태계 변화와 화재 및 산사태 취약도 등을 감안하면 경기지역에는 소나무보다 활엽수가 적합, 조림사업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5일 경기도에 따르면 도는 매년 시ㆍ군으로부터 신청을 받은 뒤 묘목소요량과 조림가능량 등을 파악, 경제림 조성 등을 목적으로 조림사업을 펼치고 있다. 이에 지난 2013년 70억여원, 지난해 49억여원, 올해 45억여원 등을 조림사업에 투입, 지난 2013년 274만8천그루, 지난해 265만4천700그루 등을 식재했으며 올해는 238만2천600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그러나 도가 막대한 예산을 들여 실시하고 있는 경제림 조성사업의 식재 수종 대부분이 현 실정에 맞지 않는 소나무여서 수종 다양화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소나무의 비율은 지난 2013년 30.5%(83만7천그루), 지난해 34.2%(90만9천그루), 올해 34.1%(81만1천500그루) 등으로 해마다 3분의 1 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이어 백합나무 23.5%(2013~2015년 평균), 자작나무 15.1%, 잣나무 11.3% 등의 순이었다.
이에 따라 전문가들은 생물종의 다양성과 시대의 변화를 반영해 활엽수 위주의 식재를 권고하고 있다. 1970년대에는 당장의 국토녹화를 위해 생존률이 높은 소나무 등 침엽수를 많이 심었지만 생태계의 변화 등을 고려해 수종도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더욱이 재선충병으로 도내에서만 매년 4~5만그루의 소나무가 잘려나가고 있는데다 소나무가 대형산불 및 산사태에 취약하다는 것을 인식, 활엽수 위주의 수종개발이 시급하다는 설명이다.
서재철 녹색연합전문위원은 “소나무는 송진 등으로 인해 대형산불로 이어지기 쉽고 바람과 태풍에 쉽게 쓸려 산사태 등 재해에 취약하다”며 “현 소나무 서식지를 보존하되장기적으로 기후와 수종에 대한 연구개발을 통해 산림 체질개선을 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도 관계자는 “조림사업을 위해 그동안 키워 온 묘목의 양이 있기 때문에 소나무 식재량을 한번에 줄이는 건 불가능하다”며 “소나무 식재량을 단계적으로 줄이고 활엽수를 심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와 산림청은 오는 23일까지 도내 재선충병 피해지역 13개 시ㆍ군에서 피해고사목 항공예찰 조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도는 이번 예찰 조사에 지자체의 임차헬기 12대와 관계공무원, 산림병해충 예찰방재단이 투입, 매개충 활동 이전까지 예방 및 구제활동을 완료할 계획이다.
송우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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