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안되는 난방 뒷전, 3만가구 공급 차질

[발전소의 일그러진 두얼굴] 2. 돈벌이 급급 오성화력발전소

평택 소사벌지구 등 3만 가구에 지역난방을 공급해야 하는 민간 복합화력발전소가 돈 안되는 열 공급은 뒷전인 채 전기생산에만 급급, 공공사업 성격을 무시한 채 돈벌이에 매달린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더욱이 최근 정부가 열을 수송하는 배관망 건설 지원을 위해 수조원을 지원하고 각종 인허가 규제를 풀어준다고 밝혀 수백억원에 달하는 배관망 설치를 차일피일 미룬 해당 민간기업은 특혜 아닌 특혜를 입게 됐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 평택시, 발전소 등에 따르면 SK에너지서비스는 자회사인 평택에너지서비스를 통해 지난 2013년 3월 오성복합화력발전소를 준공해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또한 집단에너지사업권을 취득해 평택 소사벌지구, 용죽지구, 동삭지구, 모산영신지구, 현촌지구 등 2만9천350가구에 열을 공급하기로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발전소를 통한 지역난방 공급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특히 발전소와 해당지구의 거리가 직선거리로만 10㎞ 넘게 떨어져 있어 배관망 설치에만 500억원가량 드는데다, 발전소에는 열을 공급할 수 있는 설비조차 갖추고 있지 않아 발전소를 통한 열공급 사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의혹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이날 열린 173회 평택시의회 임시회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박환우 평택시의원은 시정질의를 통해 “소사벌지구에는 이미 5천가구가 입주해 있고 최근 아파트와 상가 입주가 급증하고 있다”며 “더이상 시와 주민을 우롱하지 말고 열공급 파이프라인 신설 공사를 조속하게 추진해 도시기반시설인 지역난방을 정상적으로 공급하라”고 질타했다.

이같이 발전소를 통한 열공급이 지연되는 이유로 사업 주체가 계속 바뀌고 있는 부분도 지적되고 있다.

당초 해당지구에 대한 지역난방공급은 두산건설이 지난 2007년 12월 집단에너지사업 허가를 얻고 2012년 2월 열공급을 하기로 했지만 사업이 진행되지 않았다.

지난 2010년 11월 사업권을 양도받은 SK에너지서비스는 오성복합화력발전소를 통해 2014년 10월까지 지역난방을 공급한다고 시기를 늦춘데 이어, 또 다시 공급시기를 2016년 10월로 연기했다.

여기에다 최근 SK에너지서비스는 평택에너지서비스의 지분을 하나대투증권에 넘겨 모회사가 바뀌기까지 해 혼동을 부채질하고 있다.

특히 관로 설치에 대한 기간 연장을 수차례에 걸쳐 해준 정부가 정작 사업 예측 및 관리감독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지적까지 일고 있는 가운데 열을 수송하는 배관망 건설에 대해서는 3년 간 2조8천억원의 지원을 포함한 다각적인 지원을 해주기로 해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집단에너지 사업허가권자가 변경될 때 전기위원회와 에너지관리공단 등에서 사업수행능력 등을 다각도로 검토했다”고 밝혔다.

오성복합화력발전소 관계자는 “당초 38번 국도로 관로를 매설하려고 했지만, 국토관리청이 불허해 관로매설이 지연됐다”며 “올 상반기 중 발전소에서 열을 공급할 수 있도록 시설 및 배관 설치 공사를 착공해 내년까지는 마무리 지을 계획”이라고 말했다.

최해영 이명관 정민훈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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