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찬은 엄청난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축복의 단어며, 칭찬이 좋다는 것에 대해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다. 그러나 아무리 좋은 약도 남용하면 건강을 해치는 것처럼 모든 칭찬이 다 유익한 것은 아니다.
미국 스탠퍼드대학교의 사회심리학자 드웩 교수가 칭찬과 관련한 실험을 했다. 초등학생 400명을 둘로 나눠 쉬운 문제를 풀게 한 뒤 A집단 학생들에겐 “참 똑똑하구나”라고 재능을 칭찬하고, B집단엔 “참 열심히 하는구나”라고 노력을 칭찬했다.
비슷한 성적의 두 집단은 난이도가 다른 문제 중 하나를 고르는 뒷 실험에서 안주와 도전으로 나뉘는 놀라운 차이를 보였다. A집단은 대부분 쉬운 문제를, B집단은 90%가 어려운 문제를 택하더라는 것이다. 이어진 실험은 더 놀랍다. 처음 수준의 문제를 다시 냈더니 A집단은 성적이 20% 정도 떨어졌고, B집단은 30%가량 올랐다.
결론적으로 재능만을 칭찬하는 것은 독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가지고 있는 그릇된 생각 중의 하나는 ‘칭찬은 많이 할수록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무조건적이고 무분별한 칭찬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고 역효과를 가져올 수도 있다. 칭찬은 섬세하게 이루어져야 한다.
첫째, 능력을 칭찬하기보다 노력을 칭찬해야 한다. 많은 부모들은 아이가 잘할 때마다 “아무래도 너는 천재 같아”와 같이 능력에 초점을 맞춘 칭찬을 자주 한다. 그러나 선천적인 능력에 대해 칭찬하면 아이는 자신 없는 분야에 도전하지 않고 안전지향적일 가능성이 높다.
능력에 대한 칭찬은 순간적으로 기분은 좋지만 다른 사람을 실망시키거나 실제 자기 능력이 탄로날까봐 불안감도 함께 느끼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가 성취목표를 갖기 원한다면 후천적인 노력에 초점을 맞춰 칭찬해야 실수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어려운 분야에도 도전하게 된다. 조금 부족하더라도 노력하는 모습, 최선을 다하는 모습, 열정을 보이는 모습을 자주 칭찬해야 한다.
둘째, 결과를 칭찬하기보다 과정을 칭찬해야 한다. 보통 아이가 성적표를 받아 오면 부모들은 점수에만 관심을 두지 학습과정에는 무관심하다.
그러나 결과위주의 칭찬은 과정을 소홀히 하기 쉽다. 부모가 결과보다 과정에 대해 관심을 갖고 칭찬해주면 자녀는 과정 중심의 사고를 하게 되면서 성취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을 세우고 행동에 옮겨 더 많은 성취를 이룰 수 있게 된다.
셋째, 무엇을 잘한 것인지 구체적으로 칭찬해야 한다. 구체적이지 못하고 뜬구름 잡는 칭찬은 아이가 무엇을 잘 해서 칭찬받았는지 쉽게 이해하지 못하고 앞으로 칭찬을 또 받으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지 못해 때로는 엉뚱한 행동을 할 수도 있다. 칭찬할 때는 구체적으로 짚어주면서 칭찬해야 한다.
넷째, 남과의 비교에 의한 칭찬을 피해야 한다. 아이가 100점을 받아 왔을 때 많은 부모들은 “너희 반에 100점 받은 애가 몇 명이니?”라고 되물어 본다.
이 경우 아이들은 높은 스트레스와 불안을 느껴 집중력이 떨어지고, 자신을 발전시키기 위한 공부가 아닌 다른 사람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한 공부를 하게 된다. 비교하기보다 100점을 맞은 자녀의 노력을 따뜻하게 칭찬해야 한다.
우리는 종종 아무리 살펴봐도 칭찬할 게 없다는 말을 하지만 이 세상 모든 사람은 나름의 존재 이유가 있으며, 그 이면에는 반드시 좋은 점이 있다.
칭찬은 이러한 좋은 점을 찾으려는 노력에서 나온다. 노력을 기울이면 좋은 점을 발견하게 되고, 칭찬할 말을 찾게 된다. 또한 칭찬이 우리에게 긍정적인 효과를 주기 위해서는 무작정 많이만 할 것이 아니라 현명하게 해야 한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지만 모든 칭찬이 고래를 춤추게 하지는 못한다. 무조건 칭찬해야 된다고 믿는 칭찬 중독에서 벗어나 단 한 번이라도 제대로 된 칭찬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별없이 많이 하는 칭찬보다 섬세한 칭찬 한 마디가 더 아름답다.
정종민 성남교육지원청 교수학습국장(성균관대 겸임교수)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