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서는 국가 전체를 부모로부터 상속받아 3대째 세습정치를 하고 있다. 20대 후반의 젊은 지도자가 나왔다. 연일 현지지도를 한다면서 60~70대의 늙은 부모와 형님 벌의 부하들을 수행하고 ‘손가락질’로 지시와 가르침을 명령하고 있다.
수행하는 부하들은 하나라도 빠짐없이 수첩에 메모를 하면서 아첨을 떨고 있다. 과연 젊은 지도자가 지식과 경험이 얼마나 풍부하여 늙은 부하들을 가르치고 지시를 하고 있는 것일까? 그것도 한 손에는 담배를 피워 물고, 다른 한 손에는 지팡이로 몸을 지탱하면서 말이다.
이러한 힘은 어디에서 나왔을까? 법과 조직의 힘이다. 조직은 정치이며, 정치는 권력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한 젊은이 앞에서 무릎을 꿇고, 꼼짝을 못하고 목숨을 바쳐야 하는 것이 북한의 정치 현실이다. 진정으로 그 젊은이는 훌륭하고 인격이 있어서, 동에 번쩍 서에 번쩍하면서 국민의 추앙과 존경을 받고 있는 것일까? 물론 아닐 것이다. 국민들의 맹종은 권력 앞에서 자신의 목숨을 유지하고, 먹고 살기 위한 수단일 것이다.
남한은 자유 민주국가이다. “국민에 의한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치”를 하고 있다. 서로가 내가 정치를 해야만 된다고 상대를 비방하고 있다. 때로는 해도 너무한다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그러는 가운데에 정치와 국가는 발전하고 민도가 높아지며, 권력을 나누어 갖는지도 모른다.
남한에서는 기업의 경영이 문제가 되고 있다. 남한의 기업들은 북한의 정치제도와 같이 자녀들에게 상속을 하면서 운영을 하고 있는 것이 특색이며 하나의 문제점으로 등장하고 있다. 아무리 개인이 창업을 하였다지만 그 모든 것은 국민들의 도움과 협력이 없이는 이루어질 수가 없기 때문이다.
기업을 이루는 조건은 자본과 노동력과 토지의 제공이 있어야 하며, 이윤도 사회에 환원을 해야 하기 때문에 기업은 개인의 것이 아니고, 사회적인 것임을 가슴 깊이 인지하여야 할 것이다.
기업의 소유 주식이 10%도 안 되는 지분으로, 90%의 자본을 좌지우지 흔들고 있다. 그것도 제 자신이 피와 땀을 흘리면서 번 소득이 아니고 부모로부터 상속을 받았고, 보직도 남이 이룰 수 없는 초고속의 승진으로 30대에 재벌의 총수가 되며, 때로는 낙하산을 타고 내려오는 사람도 있다.
우리 국민은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픈 민족으로서, 국민 정서에는 맞지 않는 행태로서 기업을 계승하고 있다. 요즘 세간에는 40대 초반의 젊은 여인이 ‘완장의 힘’으로 세도를 부리다가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참으로 안타까운 현실이다.
기업의 1세대는 창업주로서 어떻게 하면 기업을 세우고, 국가와 민족을 위한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허리띠를 졸라맸다. 자식의 2세대는 부모의 기업을 이어받아 어떻게 하면 성장과 번영을 이룰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수성(守成)을 하는 데에 심혈을 기울여 왔다.
그러나 손자들의 3세대는 경영의 마인드와 목적과 비전이 없는 것 같다. 돈 많은 부모님 덕분에 많은 재산을 손에 쥐면서 1인 5개의 직함과 무지개 색깔의 완장을 차고 자신의 행복을 즐기고 있다. 그러면서 부하직원한테는 용서와 관용은 없고, 남의 사람으로 취급을 하며 폭언으로 다스리다가 봉변을 당하는 모습이 또한 가관이더라!
규제가 없는 정치는 1인의 독재정치이며, 제재가 없는 기업은 독재경제로 흐르고, 권력은 10년이 못 가고 부자는 3대를 못 간다는 사실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권력과 돈이 있을 때에 주변 사람들한테 베풀지 않으면 자리에서 낙마하고 그 기업은 망한다는 사실이다. 세상은 나 혼자만의 것이 아니고 공동의 운명체를 갖고 있다.
북한에서는 손가락질로 정치를 하고, 남한에서는 부모의 힘을 빌려 슈퍼 갑질을 하면서 완장 경영을 하고 있으니 과연 얼마나 버틸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이를 계기로 정부에서는 대대적인 제도의 보완이 필요하고, 기업에서는 사원과 기업 경영의 교육이 필요하다. 조직을 이끄는 힘은 권력과 완장의 힘이 아니라,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감성의 리더십이라는 것을 그대들은 알아야 할 것이다.
이세재 前 청북초등학교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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