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이 시각에도 기아와 영양실조로 하루에 수만 명이 죽어가고 있고, 10억 명에 이르는 인구가 기아에 허덕이고 있다. 식량농업기구(FAO)는 해마다 버려지는 식량이 전체 생산의 3분의 1이라는 했다. 그러면서 버려지는 식량의 4분의 1을 줄이면 기아에 시달리는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으며, 음식물 쓰레기를 절반으로 줄이면 전 세계 식량 생산을 32%까지 늘리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발표한 적이 있다.
한편, 지구촌 전체적으로 비만으로 인해 각종 질병에 시달리고, 살을 빼려는 다이어트에 많은 시간과 비용을 기꺼이 감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국제적십자사연맹(IFRC)는 2010년 기준 지구촌 인구 가운데 반면 15% 정도가 영양실조로 고통받고 있는 반면 약 20%가 비만에 시달리고 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굶주리는 원인은 나라마다 다양하겠지만 국내의 경우는 경제적인 문제다. 하지만 세계 전체로 보면 곡물의 수급 불균형에 따른 원인이 제일 크다. 사람이 먹어야 할 곡물이 고기 생산에 사용되는 것도 한 요인이다.
우리는 진화론적으로 보면 지방의 맛을 선호하게 되어 있다. 먹을 것이 없던 원시 수렵채집 시절에는 굶주림에 대비하여 많이 먹어두는 것이 생존에 유리했다. 그래서 먹는 것을 보면 자꾸 비축해 두려는 습성이 남아 있어 지금도 고칼로리 공급원을 선호한다. 먹을 것이 많아진 현재의 상황에 우리 몸이 최적화되지 못한 결과로 비만이 발생되는 것이다.
영양학적으로 보면 1kg의 고기를 만드는데 소는 12~14kg, 돼지 6~8kg, 닭 2~4kg의 곡물이 필요하다고 한다. 우리가 먹는 1kg 고기는 평균 곡물 7kg가 투입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그리고 소는 평생 먹는 것의 6.5%가 고기로, 양은 13%가 고기로, 돼지는 35%가 고기로 전환된다. 그래서 인간은 돼지 사육을 선호하고 있다.
그렇다면 사람은 평생 먹는 음식의 얼마만큼이 살로 전환될까. 비교하기는 그렇지만 아마 엄청 비효율적일 것이며, 한 번 쓰고 나면 다시는 원래 상태로 돌아갈 수 없는 엔트로피를 증가시키면서 만든 결과다.
어쨌든 건강을 위해 몸무게를 줄이겠다고 하는데 누가 뭐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주위에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국민도 있고, 동포도 있고, 지구촌 이웃도 있다. 이 시점에서 새로운 제안을 하고자 한다. 바로 ‘곡물 버킷 챌린지(Crops Bucket Challenge)‘다. 살 1kg을 뺄 경우, 그 무게를 만드는데 필요한 곡물 7kg 만큼을 어려운 이웃들에게 기부하는 것이다.
한 때 루게릭병 환자들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기부금을 모으기 위해 ‘아이스 버킷 챌린지(Ice Bucket Challenge)’를 한 적이 있다. 마찬 가지로 농업에 대한 관심을 제고하고 이웃도 도울 수 있으니 일석이조라 생각한다.
예전에는 많이 먹는 것에서 오는 편익이 못 먹을 때의 비용보다 컸다. 지금은 음식이 서구화되다 보니 그렇지마는 않은 것 같다. 먹으려면 먹어도 살찌지 않는 우리 전통 음식을 선택하고, 살을 빼려면 뺀 만큼의 일정 양(量)을 우리 농산물로 주위에 기부하는 문화가 확산되었으면 한다.
임창덕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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