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차례 백신 접종 불구
기립불능 증상, 시료검사 의뢰
농민들 “항체 형성률 못 믿겠다”
道, 접종시기 명확화 정부에 건의
안성지역 죽산면과 일죽면의 돼지농장에서 구제역 의심 축이 잇따라 발생, 확산될 우려를 낳고 있다.
특히 죽산면에 있는 돼지농장은 소 구제역 발생 농장에서 1㎞ 떨어진데다, 구제역 최초 발생지인 진천과 불과 3㎞ 떨어진 곳으로 안성시가 거점 방역을 집중적으로 해온 곳이기도 해 방역당국이 초비상이다.
8일 안성시와 돼지농장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께 죽산면 장계리 A돼지농장에 사육 중인 비육돈 1천235두 가운데 5두가 기립불능(일어나지 못하는) 증상을 보인 것을 농장주가 발견, 즉시 축산위생연구소에 신고했다.
검역 당국은 1시간여 만에 구제역 의심 임상증상을 확인, 시료 검사를 의뢰해 늦어도 9일 오전에 양성인지 음성인지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이날 발견된 의심 축은 지난해 12월17일 1차 백신 접종을 마치고 지난 6일 2차 추가 백신 접종을 한 농장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시는 정밀 검사에 따라 확산하는 구제역을 막고자 의심 축 5마리에 대한 살처분과 철저한 소독을 강화하는 등 외부 차량과 농장 진ㆍ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이어 방역당국은 장계리 농장 주변에서 예찰 활동을 벌여 죽산면 당목리와 일죽면 장암·월정리 등 돼지 농장 3곳에서 추가로 감염 의심 돼지 3∼4마리를 발견했다.
구제역 대표 증상인 수포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발굽에 피가 있고 제대로 일어서지 못한 것으로 관찰됐다.
이날 의심 돼지가 발견된 농장 4곳은 모두 반경 4㎞ 안에 있다.
이런 가운데 죽산면 농민들은 소에 이어 돼지까지 이틀만에 같은 지역에서 구제역이 발생하자 백신 접종 항체 형성률에 대해 못믿겠다며 문제를 제기했다.
백신 접종 시 항체 형성률이 14일인 것에 비추어 이번 돼지 구제역 의심 축은 사실상 발생하지 않았어야 했다는 것이다.
A농장주 C씨(54)는 “백신 접종 시 놀란 가축이 움직여 약 투여가 제대로 안 되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항체 형성률이 낮은 것은 돼지의 두꺼운 지방층에 일부 투여가 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시 관계자는 “의심 축 결과는 내일 오전에 발표될 예정”이라며 “소와 돼지는 지방과 근육 차이가 있어 백신 접종 시 약 투여에 문제점은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경기도는 구제역 방역체계 개선을 위해 정부에 백신 프로그램 명확화 등 6가지 정책을 건의했다.
구제역 백신 프로그램 명확화는 어미돼지의 경우 분만 4주 전, 새끼돼지 1차는 8~ 12주령 접종하고 2차 보강접종 시기의 명확화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동안 새끼돼지에 대한 백신접종은 관례로 1차까지 진행했다.
또 겨울철 도축장 출입 가축운반차량 등에 대한 효과적인 소독을 위해 고온스팀소독기 설치 지원을 요구했다.
특히 구제역 백신접종 항체 검증사업 도입을 제안했다. 이는 계열농가, 일반분양 농가별 백신접종 항체 여부를 정기적으로 조사, 공포하는 시스템이다. 도는 축산농가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시ㆍ군뿐만 아니라 언론에 공개함으로써 현장에서 이뤄지는 예방접종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함께 검사, 주사 등 위반농가 축산업 제재 규정의 신설을 제안했다. 축산법에 가축전염병예방법 위반농가에 대한 축산업 영업정지 등 제제 규정을 신설함으로써 축산농의 축사, 백신접종 등 소독ㆍ방역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려는 것이다.
이밖에 올해부터 추진하는 거점소독시설 설치사업에 도축장 내 소독시설을 보완, 활용할 수 있도록 개선하고 긴급상황 발생 때 지자체에 대한 정부 예산 지원의 필요성을 밝혔다.
김성식 도 동물방역위생과장은 “구제역 예방은 행정적 지원도 필요하지만 일차적으로 축산농가에서의 방역 의식이 중요하다”며 “더불어 현장에서의 예방접종 검증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석원 김창학기자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