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골든타임, 사람을 살리는 중요한 시간

최근 들어 골든타임이란 용어를 자주 듣게 된다. 말 그대로 황금시간을 일컫는 골든타임은 여러 분야에 ‘중요한 시간’을 뜻하는 말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골든타임이라는 용어를 재난상황에 대입하면 아마도 사람을 살릴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시간이 아닐까 한다.

세월호 사고를 보면서 우리는 이 골든타임의 중요성을 뼈저리게 느꼈다. 많은 사람들이 배가 기울어지는 순간 119 구조대가 내부로 진입했으면 다수의 인명을 구조했을 것이라 한다. 혹은 배가 반쯤 침몰 했을 때라도 구조시간은 충분히 있었다고 주장한다. 이렇듯 골든타임은 누군가에는 5분이 될 수 도 있고, 1분이 될 수 도 있다.

소방에서는 화재 발생 시 효과적인 초기진압과 응급환자 소생률을 향상 시킬 수 있는 시간인 5분을 흔히 골든타임이라고 한다.

화재는 발생 5분 이내 진압을 시작하지 못하면 가연성가스 축적 및 복사열 등으로 급격히 연소가 확산돼 질식사와 건물 피해 면적이 급격히 증가하고, 심장정지 응급환자의 경우 5분 이내 적절한 응급조치가 시작되지 않을 경우 생존율이 25%미만으로 급감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상의 사람 수 만큼이나 재난의 형태가 다양하다 보니 모든 재난상황의 골든타임을 5분으로 규정하기 어렵다.

또한 5분이라는 골든타임을 지역적 환경이나 재난의 특성을 고려하지 않고 획일적으로 적용하거나, 사고 수습이 끝난 뒤 조금만 더 빨랐으면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주변인들의 결과론 관점에서 보면 5분이 아니라 5초라도 부족해 보인다. 사실 재난에서의 골든타임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아니 어쩌면 사전 예방활동으로 아예 재난이 발생하지 않게 막을 수 있다면 그게 가장 좋은 골든타임이 아닐까 한다.

하지만 인간이 하는 일이 어찌 완벽할 수 있을까? 마음은 화재현장에 이미 도착 했어도 현실은 꽉 막힌 도로상에 서 있을 수밖에 없고, 끼어들기 얌체 운전자들 때문에 황금 같은 시간을 눈앞에서 놓치는 경우가 다반사다.

대형 사고가 발생 할수록 매뉴얼이 강조되고, 여기저기서 골든타임을 구호처럼 외치지만 여기서 말하는 골든타임과 재난현장에서 골든타임은 다른 시간처럼 느껴진다. 앞서 말한 것처럼 세상에 수많은 사람이 있듯이 재난의 형태도 똑같을수 없다. 재난현장에서는 1분이 1초처럼 1초가 1분처럼 느껴지는 믿기 힘든 체험을 하게 된다.

따라서 사람의 생사가 결정되는 재난현장에서 시간의 소중함을 골든타임이라는 말로 표현 하기에는 부족함이 있다.

단순히 골든타임을 몇 분 몇 초로 다루기 보다는 소방관들이 사건 현장에 신속히 출동, 인명피해 등을 최소화 할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환경이 우선 마련돼야 골든타임이 빛을 발할수 있기 때문이다.

이형우 송탄소방서 소방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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