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교차승인과 화해

얼마 전 대학원에서 국제관계를 공부하는 딸 아이를 만났을 때의 일이다.

“아빠 나 대학원 학위논문 주제 생각해 놓았어” “그래! 뭔데?” “응, 국제관계에 있어서의 교차승인에 대하여 연구해 보려고 해” “어,그래!” “그리고 아빠 나 기회가 되면 해외에 나가서 국제관계에 있어서의 ‘화해’와 관련하여 더 공부하고 싶어.

그래서 이 분야에 있어서의 권위적인 교수와 대학을 찾아 보고 있어” “어 그래!…” 그 날 우리 부녀(夫女)는 많은 대화를 나누었다.

딸 아이를 숙소에 바래다 주고 돌아오는 길에, 그리고 집에 돌아와서 딸 아이와 나누었던 이야기들을 다시 생각해 보았다. 교차승인과 화해의 사전적(事典的) 의미를 정확히는 모르지만 교차승인은 상대에 대한 이해와 배려를 통한 인정(認定)에서 비롯되고, 화해란 이에 용서와 사랑의 요소(要素)가 더 가미될 때 이루어지는 것으로 이들은 당사자 모두에게 유익한 결과를 가져다 준다는 데에 그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어떤 의미에서 보면 교차승인과 화해라는 것은 우리 일상의 삶 개인, 이웃, 집단간에도 얼마든지 적용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의 내면(內面)에는 지역간, 계층간, 세대간 등에서 큰 갈등과 반목이 자리하고 있음을 부인하기가 어렵다.

사견임을 전제로 하지만 국내 문제에 있어서의 지역간 문제는 지금 상황에서는 서로의 입장과 상황을 이해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함은 물론 상처가 남아있다면 마음 깊은 곳에서의 사과와 관용과 용서가 수반되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중요한 것은 향후 공(公)적, 사(私)적 일들이 모두 공평하게 이뤄져야 함은 물론 오해를 사거나 감정을 사게 하는 일들은 결코 없어야 할 것으로 본다.

계층간의 문제는 노블리스 오블리지(Noblesse oblige)에 대한 국민적 인식의 확대 속에 기업, 정부 등이 배려와 나눔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약자와 곤란한 위치에 있는 자들에게 혜택이 더 돌아 갈 수 있는 정책들을 펼쳤으면 한다.

세대간의 문제 역시 세대 상호간 살아 온 환경의 차이에서 비롯되고 있는 많은 부분들에 대한 원활한 소통을 통하여 서로를 이해하고 인정하고 존중함으로써 풀어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국제관계에 있어서도 교차승인과 화해의 영역이 매우 넓다고 본다. 남북 문제도 어떻든 어떤 의미에서 보면 교차승인을 해야 할 부분이 많을 것으로 본다. 결국은 교차승인을 통해 교류의 확대, 화해, 통일의 길로 들어서게 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한ㆍ중, 한ㆍ일간에도 정치, 경제, 문화 등에서의 교차승인과 화해의 범위를 넓혀야 할 것이며 특히 어떤 형태로든 한일간의 구원(舊怨)도 풀어 가야 할 것이다.

딸 아이의 학위 논문과 유학이 어떻게 진행될 지 기대 속에 지켜 보아야 할 것 같다.

이제 글의 끝을 맺으려고 한다. 거듭 사견임을 전제로 하지만 분명한 것은 ‘교차승인’과 ‘화해’라는 것이 국제관계에서 뿐만아니라 우리 개개인간, 이웃간, 집단간의 갈등과 반목의 문제들을 해결해 줄뿐만 아니라 결과적으로는 평화와 번영을 가져다 줄 것이라는 것이다.

이제 곧 크리스마스다. 크리스마스는 평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평화가 온누리에 퍼지기를 기대해 본다. 또 얼마 안 있으면 새해다. 을미년 새해에는 국내외적으로 교차승인과 화해가 크게 넘쳐 모두가 평화와 번영을 누릴 수 있기를 바란다. 갑오년 안녕! 경기일보 독자 여러분 안녕!

김태웅 前 도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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