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미생에서 완생으로

요즘 케이블TV 프로그램 중 신입사원의 직장 적응기를 다룬 드라마 ‘미생’이 장안의 화제다.

탄탄한 스토리와 짜임새 있는 연출, 게다가 배우들의 열연까지 더해지며 동 시간대 시청률 1위를 달성함은 물론, 직장인들에게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이런 인기에 힘입어 원작만화는 서점가의 베스트셀러가 되고, 드라마에 출연 중인 배우들의 인기까지 치솟고 있다고 하니 가히 ‘미생’ 열풍이라 불릴 만 하다.

미생은, 바둑용어로 집이나 대마 등이 살아있지 않은 상태 또는 그 돌을 이르는 말로 완전히 죽은 돌이라는 뜻을 가진 사석(死石)과는 다르지만, 그렇다고 생사를 확신할 수 없는 바둑돌을 의미한다.

반면 완생이란, 특정한 돌들에 대해 상대방이 무슨 수를 쓰더라도 살릴 수 있는 상황을 말한다.

제목처럼 드라마는 고용조건 등이 불안정한 비정규직 고졸 인턴사원이 정규직 사원을 향해 험난한 과정을 거치며 직장과 동료들 속에 적응해가는 내용으로 그려진다. 주인공은 신입사원이기 때문에 갖은 시행착오를 겪게 되고 더구나 고졸에, 비정규직이란 신분에서 오는 여러 가지 불이익까지 받게 되며, 하루하루 견디기 어려운 상황 속에 내던져지는 내용이다.

물론, 주인공과 어려움을 공감하는 동기사원도 있고, 기운을 북돋아주고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직장상사도 등장한다. 드라마를 기업환경에 빗대보면 우리 중소기업은 미생, 혹은 미생에서 완생으로 바뀌는 단계와 같고 완생은 자생력을 갖추고 좀처럼 쓰러지지 않는 중견기업, 대기업과 비슷해 보인다.

이제 갓 입사한 신입사원의 지난한 회사생활과 사회 적응기처럼, 신생 중소기업은 창업 초기부터 일정 규모와 자생력을 갖출 때까지 매순간이 위기의 연속이고 기업을 둘러싼 주변 여건 또한 결코 녹록지 않다. 때로는 동일업종의 중소기업과 치열한 경쟁을 거칠 수도 있고, 대기업과의 부당한 경쟁에 내몰려 분루를 삼키는 순간도 있다.

하지만, 드라마와 같이 주인공을 돕는 조력자가 있고 또 시청자들이 주인공의 성공을 응원하는 것처럼, 중소기업 가까이에 중소기업 지원기관들이 있고 대다수 국민이 대기업 위주의 불균형한 경제구조보다는 많은 중소기업이 성장하여 국가 경제의 든든한 밑바탕이 되고 더 많은 일자리를 창출하며 건강한 모습으로 거듭나기를 응원하고 있다.

신용보증기금은 중소기업 종합지원기관이라는 모토에 맞춰, 기업이 창업한 후 하루하루 성장하여 일정궤도에 오르고 완생의 단계인 중견기업에 이르기까지 기업의 동반자의 역할을 수행하며 신용보증과 신용보험뿐만 아니라 창업성공 멘토링, 유망창업기업 지원프로그램, 경쟁력 향상 프로그램, 직접투자, IPO(주식상장) 지원 등 중소기업의 생애 주기별로 적용 가능한 다양한 지원제도를 마련하여 중소기업이 미생에서 완생으로 바뀌어 가는 데 힘이 되고자 노력하고 있다.

우리 주변에 더 많은 중소기업이 미생에서 완생으로 성장·발전하기를 기대해 본다.

김진 신용보증기금 경기영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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