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의 멋 새긴… 서각의 美 감상해 보세요”

정춘길 한국도자기 서각연구원장

“음(陰)과 양(陽)을 느낄 수 있고 입체각 등 조형의 멋을 한껏 느낄 수 있는 종합예술, 서각(書刻)의 아름다운을 음미해 보세요”

‘도자기는 항아리와 주병 모양’이라는 고정 틀을 깨고 판으로 구운 뒤 서각기법을 도입해 도서각(陶書刻)이란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도예가가 있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한국 전통의 기법에 서각의 미를 개척한 한국도자기 서각연구원 정춘길 원장(하남시 신장2동ㆍ65).

도서각은 목판에 글씨를 파거나 돋을 새김해서 작품을 만드는 서각 기법을 응용, 진흙으로 형태를 만들고 새긴 후에 구워 내는 도자의 한 분야로 아직 일반인에게는 다소 낯설다.

그러나 정 원장은 그의 삶 대부분을 길상감 기법, 도화, 도자기서각, 도화 각, 도벽 등 5개 분야에 매진했다. 오랜 수련과정에서 얻은 결과물이자 특허물이 정 원장의 ‘길상감기법’이다.

‘길상감기법’은 옛 전통 상감기법을 한층 발전시켜 자신 만의 톡특한 영역을 구축한 그는 최근 이 기법을 통해 찻상과 다과상 등을 만들었다.

그 옛날 청자처럼 오묘한 빛깔을 띄고 있다.

이런 공로로 정 원장은 지난 9월 열린 제44회 대한민국 공예품대전에 경기도 대표로 출전해 그의 작품인 ‘청자상감운학찻상’이 전국 444개 출품작 가운데 개인상 부분 으뜸인 대한상공회의소회장상을 받았다.

또, 여주시 능현리 ‘명성황후 생가’에 걸린 대형 명성황후와 고종황제의 도자기 판 영정이 그의 손을 거쳐 1년 만에 만들어진 작품이다.

그는 5년 전 뜻하지 않게 한쪽 눈을 실명하면서 몸과 마음이 무척 바빠졌다.

자신의 공방에 10여명의 문하생을 두고 있는데다 개인전 준비와 도서각에 관한 이론서 출판, 내년에는 전국 규모의 ‘도자기서각협회’ 창립도 구상하고 있기 때문.

정 원장은 “도서각은 흙을 도판으로 만들어 문자나 그림을 양ㆍ음각 등으로 표현하는 기법으로 나무판보다 구부리고 휘는 작업이 자유로워 입체감과 조형미 등을 나타내기 좋아 대형 도벽과 고급 찻잔, 탁자, 침대 등 일상 생활용품으로의 대중화가 쉽다”고 말했다.

이어 “여주와 광주시하면 도자기를 떠올리 듯 ‘도미부인’ 설화의 진원지인 하남시에 독특한 상징물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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