엇박자 행정… 용인 삼막곡 진입로 개설 늑장

용인시·경찰 ‘허송세월’

올 초부터 마을 진입로 개설 민원을 제기한 용인 기흥구 보정동 삼막곡 주민들이 내년 5월까지 불편함을 감수한 채 길을 돌아서 다닐 수밖에 없게 됐다.

마을 진입로 개설 방안을 놓고 용인시와 용인서부경찰서 간 입장차를 보이면서 수개월간 허송세월 시간만 허비하며 개설이 늦춰졌기 때문이다.

23일 용인시와 용인서부경찰서에 따르면 50여세대가 모여사는 삼막곡 주민들은 올해초 “동백에서 광교 방면 도로 이용 시 마을로 진입하는 도로가 없어 수지구청 또는 광교방면으로 일부러 갔다가 유턴해 수㎞를 돌아다니고 있다”며 마을 진입로 개설 민원을 제기했다.

실제 광교에서 동백 방면으로 향하는 도로에는 마을 진입로가 연결돼 있지만 반대방향에는 진입로가 없다.

이에 용인시는 지난 3월 가장 적합한 개선방안으로 진입도로 개설안을 비롯해 회전교차로 설치안, 직진신호 부여, 신호체계 개선안 등 3가지 방안을 용인서부서에 제시했고, 경찰은 시의 의견대로 1번 방안인 진입도로 개설안이 타당하다며 회신했다.

그러나 실시설계 협의가 이뤄진 지난 7월 경찰은 돌연 “1번 방안은 사고 위험이 있는 것으로 판단되니 회전교차로를 설치해야 한다”며 입장을 번복했다.

이때부터 진입로 개설 방안을 놓고 두 기관간 입장차를 보이면서 해결방안은 논의되지 못한 채 최근까지 계획이 차질을 빚었다.

급기야 지난 18일 용인시와 경찰, 지역구 시ㆍ도의원이 참석한 간담회에서 1번 방안으로 다시 추진하기로 결론이 모아져 수개월간 시간 낭비만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결국 경찰이 애초부터 심도있게 검토한 후 시에 회신했거나 두 기관이 서로 협의가 잘 이뤄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큰 대목이다.

계획대로 진행됐다면 올해 안에 마무리될 수 있었던 삼막곡 진입로 개설 공사는 두 기관의 입장차 등으로 인해 올겨울이 지나 내년 5월께나 완공될 예정으로 피해는 고스란히 주민들에게 돌아가게 됐다.

용인시 관계자는 “올해 안에 끝낼 수 있었던 사업을 내년으로 연장해 안타깝지만 신호등 보완 등 안전하고 편리한 진입로를 개설하겠다”고 말했다.

용인서부서 측은 “3월엔 1안이 적합하다 했지만, 위험성이 있다고 판단돼 다른 방안을 제시했다”며 “주민 안전을 위해 방안 제시를 변경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고 밝혔다.

용인=권혁준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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