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먹튀’ 안양시 ‘면죄부’

스마트스퀘어 사옥 건립 백지화 안양공장부지 개발 막대한 이득 
市, 용도변경 편의 제공 ‘물거품’

안양시가 스마트창조도시 육성을 위해 특혜 시비에도 대한전선에 용도변경 등 각종 편의를 제공했지만 정작 대한전선은 평촌스마트스퀘어 도시첨단산업단지 내 사옥건립 약속을 어겨 ‘먹튀’ 논란이 일고 있다.

11일 시와 대한전선에 따르면 평촌스마트스퀘어 도시첨단산업단지 시행사인 에이엘디제일차피에프브이(ALD 제1차 PFV)는 지난 9월15일 산단내 S1-3(관양동 1746-2번지)블록 3천815㎡를 190억7천500만원에 A컨소시엄에 매각했다.

앞서 대한전선이 지난 8월 매입 포기 의사를 시에 전달했기 때문이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경영난으로 구조조정과 회사매각이 진행 중이어서 사옥건립 등 신규 투자는 불가능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대한전선이 약속을 어긴 것으로, 대한전선은 2011년 안양공장을 충남 당진으로 이전하면서 기존 부지에 들어서게 될 산단에 본사와 계열사를 입주하기로 2011년 9월 시와 협약했다.

또 매입포기 의사를 전달하기 두 달 전인 지난 6월께 대표이사와 노조위원장 연명으로 본사와 계열사를 10년 이상 안양시에 존치·유지하겠다는 계획을 안양시에 제출했다.

이같은 대한전선의 매입 포기는 대한전선이 그동안 경영상 어려움을 겪고 있다가 안양전선공장 부지 개발로 막대한 이득을 얻은 상황이어서 ‘먹튀’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 2008년 6월 공시에 따르면 대한전선은 안양전선공장 부지 유동화를 위한 계약 체결로 26만㎡에 달하는 부지를 에이엘디제일차피에프브이(ALD 제1차 PFV)에 5천500억원에 매각해 자금을 확보했다. 또 평촌스마트스퀘어 산단으로 개발이 확정되면서 지난해 9월 ALD에 대한 1천200억원의 우발채무를 리파이낸싱 약정을 통해 250억원으로 대폭 낮춰 950억원의 이익효과를 봤다.

그런데도 시는 지난 9월4일 대한전선의 매입포기 협의를 받아들여 안양시가 대한전선에 면죄부를 준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제3자에게 매각하지 않을 경우 토지매각대금을 사업비로 하는 시행사의 자금 경색으로 산업단지 준공 지연 등 문제점이 발생한다”며 “원활한 산단 조성과 입주민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선택한 결과”라고 말했다.

안양=한상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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