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軍 장병들 정신건강에 관심을

올해 22사단 GOP총기난사 사건, 윤 일병 사건 등 잇따른 군 사건은 장병의 사기를 크게 저하하고 국민에게 군에 대한 불안과 걱정을 안겼다.

군 생활 과정에서 잘 적응하지 못하거나 다양한 정신 병리적 증세를 보이는 관심병사들의 문제는 해당 병사 개인의 차원을 넘어 대다수 건강한 병사들의 병영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 특히 부대의 사기 저하와 관심병사 관리에 따른 지휘 부담이 가중되어 군 전투력 저하로 이어진다는 점에 그 심각성이 있다.

따라서 징병검사 과정에서 성격적 혹은 정신과적 문제를 안은 현역병복무 부적합자의 정확한 선별은 군 사고 예방, 병영생활에서의 갈등과 긴장감소, 지휘관의 정상적 지휘활동 전념 등 군에 긍정적 영향을 준다. 해당 개인에게는 정신적 치료의 기회를 줄 수 있고, 군 사고로 인한 불필요한 심리사회적 비용 감소 등 개인과 사회에 있어서 모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다.

최근 병무청이 발표한 자료를 보면 인성검사의 정확도는 78.5%로, 이는 미국 정신건강 보호서비스의 대상 선별 검사의 75%보다 높다.

하지만 여전히 현역병 복무 부적합자의 사전선별은 여러 현실적 제한점이 있고 무엇보다도 선별의 정확성을 확보하기 쉽지 않다.

또 장병들은 입대 전 가족과 친구, 학교 등 자유로운 환경에서 지내다가 입대 후 단체 생활과 힘든 훈련·임무, 생활 규칙 등 달라진 환경 속에서 상당한 적응 스트레스를 겪게 된다.

정신적 문제를 가진 사람을 대규모로 선별하는 방법으로는 다음 세 가지를 고려할 수 있다.

첫째는 과거력을 검토하는 것이고, 둘째는 집단 심리검사에 의한 선별 판단이며, 셋째는 임상적 관찰을 통한 정밀 진단이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이들을 혼용하여 우선 신뢰할 수 있는 과거력 자료와 집단 심리검사를 활용하고, 일차적인 선별 후에 정신과 의사와 임상심리사에 의한 정밀진단과 심리검사를 하는 것이다. 현재 군과 병무청은 입영 과정에서 세 가지 방법을 모두 사용하고 있다.

최근 우리 사회는 우울증, 자살 사건 증가 등 정신건강의 문제가 심각한 수준이지만, 정신과 치료에 대한 거부감과 비용 문제, 정신장애에 대한 이해 부족 등으로 적절한 치료와 상담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현재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에서 재발 방지와 병영 문화 개선을 위해 여러 대책을 마련 중이지만, 근본적으로 우리 사회문화가 달라지지 않는 한 완벽한 사고 방지는 어렵다. 우리 군의 정신건강에 대한 국민의 따뜻한 관심과 지원이 필요한 이유다.

이철희 학습&마음심리상담센터장•임상심리전문가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