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톡톡] 외모도 취업 경쟁력? ‘이력서 사진’ 목매지 말라!

취업준비생 이모씨(25ㆍ여)는 최근 15만원을 들여 취업용 증명사진을 촬영하기로 했다.

수십 곳에 이력서를 써내도 서류 통과조차 쉽지 않아 고민하자 이 씨의 친구가 증명사진을 바꿔보라고 추천했기 때문. 빠듯한 생활에 비용이 부담스러웠지만, 주변에서 취업하려면 그 정도 비용은 들여야 하지 않겠느냐고 종용하기도 했다.

실제 입사지원서 사진은 당락에 큰 영향을 미친다. 최근 한 취업포털이 국내 기업 인사담당자 289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기업 인사담당자 10명 중 9명(93%)은 “입사지원서 사진이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고 답했다. 이처럼 취업준비생들은 입사지원서 사진에 목을 매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일부 대기업을 중심으로 신입사원 공채 과정에서 관행적으로 요구하던 이력서 사진 제출을 항목에서 제외하고 있다. 취업준비생들의 값비싼 사진 촬영 비용 부담과 고민을 덜어줄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그룹은 올 하반기 공채에서 자기소개서 양식에 사진첨부란을 삭제해 전 계열사 신입사원 공채 지원자에게 증명사진을 받지 않았다.

아시아나항공도 국내 항공업계 최초로 승무원 채용에 증명사진을 받지 않았다. 인상과 미모가 합격을 좌우한다는 설이 취업준비생들 사이에 퍼지면서 승무원 지망생들이 헤어·메이크업, 스튜디오 등에 수십만원씩 들이는 현실을 참작했다.

한화그룹은 올 하반기 채용설명회에 참석한 학생을 대상으로 무료로 이력서 사진을 촬영해주는 이벤트를 제공해 화제가 됐다.

이 같은 움직임은 기업이 사진으로 외모를 평가해 채용 심사에 반영한다는 취업준비생들의 우려를 잠재우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채용과정에서 기업은 개인정보로 불필요한 편견과 차별을 유발시켜 취업의 기회를 제한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또 최근 몇 년간 촬영을 위해 취업준비생이 불필요한 비용을 지출하거나 포토샵 보정으로 신원을 정확하게 확인할 수 없는 문제점이 발생, 사진 제출의 문제점도 꾸준히 제기됐다.

심지어 일부 기업은 관상을 본다는 소문까지 돌아 ‘OO기업형 인물’이 되려고 성형수술을 하는 웃지 못할 일이 일어나기도 했다.

한 기업 인사담당자는 “사진 제출을 제외하는 움직임이 기업 전체로 확산될 지는 예단할 수는 없지만, 취업준비생들이 사진에 지나친 비용을 들이거나 고민할 필요가 없다”면서 “자연스럽고 자신감 있는 표정을 그대로 보여주면 채용담당자들에게 좋은 이미지를 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