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릿속 ‘아이디어’ 내 눈앞에? 초짜 발명가 신바람

경기중기청 ‘특성화고 스타트업 스프링보드 경진대회’

미래를 창조할 청소년들의 톡톡 튀는 아이디어 한 판 승부가 펼쳐지고 있다.

도내 특성화고 학생들의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발굴하고, 창업 열기를 확산시키고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이 마련한 ‘경기도 내 특성화고 스타트업 스프링보드 경진대회’가 바로 그것.

도내 특성화고 학생들은 책에서 배우는 이론은 잠시 접어둔 채 톡톡 튀는 아이디어를 끄집어 내 마음껏 가공했다. 지난달 22일부터 오는 24일까지 한 달 동안 미래의 CEO들이 빚어내는 뜨거운 현장은 어떤 모습일지 따라가 봤다.

21일 경기지방중소기업청 시제품제작터에는 앳된 얼굴에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분주하게 손을 움직였다. 저마다 CEO, Designer, Planner, Maker 등의 역할을 알리는 팻말을 목에 걸고 진지하게 작업에 몰두하는 모습은 여느 개발자 못지않았다. 이 날은 ‘경기도 내 특성화고 스타트업 스프링보드 경진대회’ 집합교육 2일차. 학생들은 멘토 선생님들의 일대일 도움을 받으며, 3D프린터기, DDCI 등 첨단기기를 활용해 제작하거나 설계에 몰두했다.

 

경기지방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타이드인스티튜드가 주관한 이번 창업경진대회는 정부 3.0 실현과 역동적 벤처·창업 생태계 구축의 일환으로 특성화고 학생들의 꼭꼭 숨어 있는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창업 열기로 확산시키고자 마련됐다.

기존의 창업경진대회와 달리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제품 모델링을 하고, 시제품까지 직접 제작해 실전 경험을 해 보도록 구성된 게 특징이다. ‘일상생활 및 주변의 불편해소를 위한 생활아이디어’를 주제로 도내 특성화고 10곳 총 17개 팀, 48명의 학생이 아이템을 제출해 이 중 8개 학교, 11개 팀의 학생 35명이 대회본선에 올라 열띤 경쟁을 펼치고 있다.

학생들이 만들어낸 작품의 면면은 화려하다. 텀블러를 레고처럼 쌓아 여러 가지 음료를 들고 다니며 간편하게 마실 수 있는 레고 텀블러, 주변 소리에 따라 이어폰 볼륨이 변하는 귀 건강이어폰, 정전기 발생원리를 이용해 먼지가 날리지 않고 청소를 할 수 있는 먼지떨이 등 생활 속 아이디어는 물론, 아직 국내에 상용화되지 않은 소프트웨어 개발까지 다양했다. 놀라운 것은 대부분 창업대회 출전이나 제품 개발 등을 해보지 않은 초짜 아이디어 실현가라는 것.

 

최민정(18ㆍ홍익디자인고) 학생은 “머릿속으로만 생각했던 내 아이디어를 3D프린터기를 활용해 만들어가고, 친구들과 다양한 의견을 주고받으며 하나하나 완성해 나가는 과정이 즐겁다”면서 “건축사가 꿈인데, 꿈을 실현하는데도 이번 경험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만족해했다.

이번 창업경진대회는 한 달 동안 총 4차례의 집합교육을 통해 학생의 눈높이에 맞는 기업가 정신 교육과 팀빌딩을 통한 조직력, 협업 등을 현실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됐다.

오는 23일 3일차 집합교육에서는 창업에 성공한 CEO들이 학생들을 위해 사업계획 멘토링을 하고, 최종 결전의 날인 24일에는 학생들 제품으로 모의투자 사업설명회도 열려 제품 개발뿐만 아니라 사업을 위한 투자유치도 진행해 실제 기업가가 되는 경험을 한다. 또 우수한 아이디어를 제작한 10팀은 상품과 교육감상 등을 받고, 비즈니스 지원단을 활용한 맞춤형 컨설팅, R&D 지원 등 다양한 사후관리도 검토되고 있다.

서승원 경기지방중소기업청장은 “작은 기회이지만 학생들이 시제품 제작터를 직접 활용해 창업을 경험해 보고 자신의 꿈을 실현해 보는 좋은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정자연기자

 

INTERVIEW _ 김경래 경기비즈쿨협회장

자기주도 체험 값진 기회 창업·비즈니스 수업 확산

‘경기도 내 특성화고 스타트업 스프링보드 경진대회’에 학생들을 출전시킨 특성화고 교사들은 이번 경진대회를 이론에서부터 실무까지 진행되는 자기주도적 창업교육이라고 평가했다.

김경래 경기비즈쿨협회장(39ㆍ한국 도예고 부장교사)은 “학생들이 자기주도적으로 창업을 체험하고, 직업기초능력을 배양할 기회의 장이 될 것”이라며 “학생들의 기업가 정신을 함양하려면 다양한 창업경진대회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고교 교육과정에 비즈니스 수업이 확산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번 창업경진대회에서 학생들이 얻게 될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학생들의 기업가 및 창업 마인드를 향상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경진대회는 기업가 정신 특강, 사업계획서 작성, 아이디어 구체화 등으로 이뤄진다.

무엇보다 이론에서부터 실습까지 단계적으로 진행되고, 2주간 학생들이 스스로 사업을 구체화시키는 과정이 포함돼 있어 효과적이다. 특성화고 학생들이 필요한 직업기초 능력을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한다. 아이디어를 제품화시키면서 다양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주제를 이끌어가면서 자기주도성, 팀원 간의 배려와 나눔도 습득하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창업교육이 강조되고 있는데, 제대로 이뤄지고 있다고 보나.

현실에서는 특성화고에서만 강조돼 아쉽다. 교육과정에서 비즈니스를 배우는 비즈쿨 프로그램 활성화가 필요하다.

기업가 마인드는 리더십, 전략적 사고, 겸손과 배려다. 이 세 가지는 이 세상을 살아가는데 모든 사람들이 지녀야 할 덕목이기도 하다. 한국도예고에서는 청소년비즈쿨 선도학교를 운영 중인데, 학생들이 구체적인 계획을 세워 도자기 사업가를 꿈꾸거나 대학에서 본격적인 창업 동아리 활동을 하기도 한다.

-창업경진대회도 학생들의 기업가 정신 교육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물론이다. 학생들의 무궁무진한 아이디어를 실현할 장이 필요하다. 자신들의 사업계획을 구체화해보고, 문제해결을 경험해 본 학생들은 그만큼 다양한 사고를 할 수 있지 않을까. 대학 입학만이 강조되는 현실에서 학생들이 다양한 진로를 고민할 수 있고, 창업과 기업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될 것이다. 중소기업청 등 기관에서 내실있는 창업경진대회를 다양하게 열어주길 바란다.

정자연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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