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인사청문회를 보면 국회에서의 검증기준을 통과할 사람을 찾다보니 이를 통과할 사람 찾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는 분, 높아진 검증기준을 통과 할 수 있는 분, 유능한 공직 후보자’ 등 청렴과 도덕성 겸비에다 능력까지 두루 갖추어야하기에 그런 분을 찾기가 결코 만만하지가 않을 것이다.
또 한쪽에서는 후보자들이 과도한 ‘신상털기’청문회를 거치면서 상처를 입는 데다 정책 비전을 충분히 밝힐 기회도 얻지 못해 장관직에 앉기 전부터 ‘권위 없는 장관’을 예고한다고 말하기도 한다.
청문회 과정에서 장관 후보자의 위엄과 권위가 떨어지다 보니 임명이후 부처 장악력이 약해져 책임장관으로 역할을 하기가 싶지 않기 때문일 것이다. 청문회를 보면서 누구나가 공감하는 것이 있다면 이 시대는 능력도 있어야지만 그 보다 더 청렴이 앞서야 한다는 것이다.
조선시대에 청렴한 관료들은 ‘사불삼거(四不三拒)’를 불문율로 삼았다고 한다. ‘부업을 하지 말라, 땅을 사지 말라, 집을 늘리지 말라, 재임지의 명산물을 먹지 말라.’가 사불(四不)이고, ‘윗사람의 부당한 요구를 거절하라, 청을 들어준 것에 대한 답례를 거절하라, 경조사 부조를 거절하라’가 삼거(三拒)라고 한다.
중종때 유명한 일화로 청송부사 정붕에게 영의정 성희안이 청송의 명산물인 꿀과 잣을 보내달라고 부탁하니 “잣나무는 높은 산 위에 있고, 꿀은 민가의 벌통 속에 있으니 부사 된 자가 어떻게 얻을 수 있겠습니까?”라고 답했다고 한다.
중국 얘기를 하나 더 해 볼까 한다. 한때 전국민의 폭발적 인기를 끌었던 ‘포청천’이 요즘 케이블에서 방영되고 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장면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범인이 죄를 짓고 판결 후 작두를 대령하는 것이다.
‘개작두를 대령하라! 호작두를 대령하라! 용작두를 대령하라!’ 대사가 나온다. 포청천은 송나라의 정치가였는데, 그는 관료생활동안에는 아주 공평하고 사사로움에 얽메이지 않는 판결을 한 것으로 유명했다.
그 후 높은 벼슬에 오른 후에도 소박하고 검소한 생활을 유지하여 청백리로 칭송되었다고 하는데 그가 판결 후 집행으로 사용했던 작두가개(犬)작두 / 호(虎)작두 / 용(龍)작두 세가지 였다고 한다. 일반서민이 죄를 지어 판결을 당할 경우 개작두, 관리들은 호작두, 그리고 왕족들은 용작두로 집행하였다고 한다.
오늘날 그가 살아 있어 과거와 같은 방법으로 형 집행을 한다면 그 앞에 설 자가 과연 몇이나 될까 생각해 본다.
청렴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공직자에게는 꼭 필요한 덕목임이 분명하다.
세월호 사고의 근본 원인 중 하나가 폐쇄적 인적 네트워크를 토대로 법규와 시스템을 무력화하는 비리부패 구조 때문이라는 것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비리 부패 구조를 뿌리 뽑고 시스템을 정상화시키지 못한다면 ‘어제와 다른 대한민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국가대혁신은 어려울 것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부패의 원인을 근절하기 위해 환부를 도려내듯이 부정 비리를 정리해야할 것이고, 행정의 투명성을 통해 고질적 부패구조를 제도적으로 차단해 나가면서 무엇보다도 공직자의 의식개혁을 조금씩 제고하는 노력이 있을 때 국가 대혁신이 이루어 질 것이다. 청렴이 국가대혁신의 바탕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이제 우리사회는 고위 공직자의 인사청문회에서 보듯 오늘날 더욱 더 높은 수준의 청렴이 필요한 사회가 되었다. 청렴이 어느 시대나 당연히 공직자가 갖추어야할 덕목임에도 요즘 세상에 당연하지 않은 덕목이 된 것이 씁쓸하나, 이제라도 청렴을 강조하는 사회시스템을 정착시키고자하는 사회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이 한편 다행스럽다. 누가 뭐라 해도 이제는 “청렴이 대세”다.
김상우 서울지방보훈청 기획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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