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취임 두달간의 소회

인천의 정무부시장이라는 중책을 맡은 지도 어느덧 두 달이 넘어섰다. 짧은 시간이지만, 필자에게는 2년처럼 길게 느껴졌다. 시간의 흐름도 잊은 지 오래다. 인천의 난마처럼 얽힌 재정과 경제문제를 생각하면서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다.

중앙부처에서 정책을 계획하고 수립할 때와는 모든 것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달랐다. 무기로 쓸 정책수단도 여의치 않고, 내 앞에 놓여 있는 장벽도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하지만, 그건 나에게 주어진 조건들이었다. 내가 끌어안고 함께 풀어나가야 할 과제다. 적응하지 못한 나의 책임을 생각하면서 인천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내가 어찌해야 할지를 생각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지난 2개월은 인천에 대한 긍정적인 측면을 발견하고 무한한 발전 잠재력에 대해 높이 평가해 보는 시간이기도 했다. 인천은 다양성, 역사성, 완비성, 확장성, 역동성을 다 갖춘 매우 매력적인 도시 브랜드 가치를 가지고 있다는 점을 발견한 것이다.

이러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인천은 정상화해야 할 비정상적인 부분이 여러 형태로 존재한다는 것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경제상황을 무시한 채 이루어진 대규모 개발계획이 추진되면서 재정위기를 맞았던 것은 안타까울 뿐이다. 재정원칙이나 룰이 없이 관행적으로 선심성, 행사성 예산 등이 집행되는 사례를 보면서 통탄의 마음을 금할 수 없었다.

평소 변화와 혁신 의지가 강한 사람으로서 인천의 경쟁력을 위해 이러한 문제들이 빨리 해결되어야 한다는 생각이 매우 강했다. 취임 초에 경쟁국들의 사례를 들어 얘기한 것들이 본인의 의지와 다르게 논란이 된 것에 대해서는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싱가포르는 태형이 남아있을 정도로 유교 보수문화가 강하지만 벌써 10여 년 전에 오픈 카지노를 허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정책을 하는 데 있어서 관행과 타성에 젖지 말고 모든 일에 발상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 것이 특정사례를 찬성하는 것으로 비친 것은 내 불찰이다.

인천공항공사의 경쟁력을 강화하고 인천지역의 발전을 위한 방안으로 얘기했던 부분이 민영화 문제로 번진 것도 매우 유감스러운 부분이다. 영리병원에 대한 문제는 경제자유구역이라는 큰 틀에서 접근해야 할 사안으로 생각된다. 이 문제는 앞으로 시민사회와 충분히 논의해서 합의점을 찾아 나가야 할 것이다.

인천발전을 위한 의욕과 열정이 지나치다 보니 언어의 구사에서 신중하지 못했던 측면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 스스로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는 점을 고백한다. 논어의 헌문(憲問)편에 ‘불환인지불기지 환기불능야(不患人之不己知 患己不能也)’라는 말이 있다. 남이 나를 알아주지 않음을 걱정하지 말고, 자신이 능하지 못함을 걱정해야 한다는 뜻이다.

최근 논란이 된 사안들에 대해 시민단체나 이해관계인들과 언제든지 논의할 자세가 되어 있으며, 본의와 다르게 논란이 된 부분에 대해서는 모두 나의 책임으로 생각한다. 해불양수(海不讓水)라는 말처럼 인천에서 시민사회가 필자를 너그럽게 포용해 주기를 기대해 본다.

배국환 인천시 정무부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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