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도서관의 운영방식은 르네상스와 산업혁명을 거친 오랜 역사를 가지고 있어 짧은 기간 양적 팽창을 이룬 우리나라 도서관에 적지 않은 도움이 될 것이다. 가장 인상적인 것은 어떤 사업이나 일을 할 때 ‘왜 하는가? 무엇을 할 것인가? 어떻게 하여야 하는가?’를 생각하는 것이며 도서관 운영진들의 미션과 비전은 분명했다.
대부분 도서관 입지는 시민 접근성이 좋은 시내 중심지에 있었다. 전철이나 버스로 쉽게 갈 수 있는 곳, 주거 밀집지역 중심지역에 있어 걸어서 찾을 수 있는 곳에 공공시설을 배치한 것이다. 공공시설 설계와 시공에 미관, 기능, 수명도 동시에 고려해 눈길을 끌었다.
다수 도서관이 그 나라의 유명 건축가가 구상하고 유명 미술가가 참여해 벽화와 조각을 포함한다. 지은 지 100년이 지났어도 사용하는데 아무 지장을 받지 않고 있으며 새로 짓는 건조물은 기존 건조물과 조화롭게 배치했다.
이용자 편의를 고려해 집기들을 비치하고 서가는 까치발을 하지 않을 정도의 높이로 결정됐다. 여기에 제명을 쉽게 볼 수 있도록 서가 위쪽에서 조명이 비치며 열람석 가까이 있는 의자와 쿠션, 카펫 등은 가정의 거실과 소파 같은 느낌을 준다. 떨어져 있는 열람석은 개인별 조명등을 사용할 수 있다.
특히 도서관 자료 등이 빠르게 디지털로 전환하고 있었다. 마이크로필름을 판독 열람할 수 있는 열람실이 따로 있고 세계 각국의 신문과 잡지를 대형 터치스크린을 통해 접할 수 있다. 시민들이 자료를 대출을 받는 데 있어 제약이 없고 다국적 사회 변화를 고려, 58개 나라 언어로 된 자료를 비치하고 있었다.
전통 도서뿐 아니라 음반, 비디오물 그리고 시민 예술가들이 그린 그림까지 대여해 감성까지 더한다. 시민이 한 번에 빌릴 수 있는 자료 건수에 대해 제약이 없고 대출기간도 4주 또는 한 달이라는 기간을 준다.
다양한 성과지표를 개발, 활용하는 것도 눈에 띈다. 단순히 장서 수, 대출 건수를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시간당 방문자 수, 도서관 이용 시민 비율, 방문자의 자료 대출 건수 등보다 구체적인 지표를 개발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자료에 대해서도 연간 대출회수를 측정해 1년간 한 번도 대출되지 아니한 자료는 폐기하거나 시민에게 저가에 판매해 수장 공간을 적정하게 확보하고 있다. 도서관의 자동화도 폭넓게 이뤄진다. 도서자료의 대출 관리를 위해 회원, 자료 등 분야에서 바코드 방식 이외에 RFED방식을 이용하고 있다.
또 자동화된 기계에 의해 보관하고 색인할 수 있는 수장고 체계를 갖춰 반납된 자료를 어느 도서관으로 가야 할 것인지 어느 서가로 가야 할 것인지를 자동 분류 기계로 처리한 후 사서가 최종 이송 정리하는 시스템을 갖고 있었다.
이처럼 시스템이 잘 갖춰진 북유럽 도서관을 둘러보면서 일은 역시 사람이 하고 지식과 경험 위에서 창의력을 발휘해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한배수 경기도 교육협력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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