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입행원 채용 올가이드
시중은행들이 하반기부터 신규 채용 규모를 크게 늘리기로 했다.
지난해 은행권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하면서 주요 시중은행 가운데 상반기 대졸 신입사원을 뽑은 곳은 사실상 신한과 농협은행 등 2곳에 불과했다. 상반기 공채가 실종되면서 금융권 채용시장은 ‘바늘구멍’과도 같았다.
그러나 올해 상반기 은행권 실적이 전년보다 나아지고 정부도 금융권 채용을 독려하면서 바늘구멍에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국민은행이 하반기 대졸 신입행원을 280명 채용하기로 하는 등 주요 시중은행들이 잇따라 채용계획을 공개했다.
국민은행은 지난해 200명이었던 대졸 신입사원 채용을 올해 28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상반기 60여명의 특성화고등학교 졸업자 또는 국가유공자 자녀 채용까지 합치면 총 채용 규모는 340여명에 달한다.
특히 이번 채용에서 ‘해외 우수인재 채용’을 폐지하는 대신, 신입사원의 30%를 지방대학 출신 등 지역 인재로 채우기로 했다. 각 지역의 중소기업과 밀착한 ‘관계형 금융’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은 상반기 신입 행원 모집이 없었지만, 하반기에는 200명을 신규 모집한다. 기업은행은 작년 상·하반기에도 각각 200명가량을 채용한 바 있다.
우리은행은 지난 18일 신입행원 채용공고를 내고 하반기 약 250명을 선발하기로 했다. 지난해 하반기 200명보다 50명 늘어났다.
올해 채용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자기소개서에 반영된 인문학적 소양이 평가에 반영될 전망이다. 서적 3권을 선택해 추천 사유나 느낀점을 작성해 평소 가치관과 관심분야 등을 나타내면 이를 은행 측이 평가한다.
신한은행은 올해 최소 200명~최대 250명까지 채용할 계획이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신입 행원을 모집하지 않았지만, 하반기에는 100여명을 뽑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채용일정이 늦어져 아직 구체적인 인원이나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다만, 지원자의 능력을 다방면으로 검증하고자 1박2일간의 합숙면접을 한다.
한국씨티은행,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 등 외국계 은행은 수시채용으로 전환해 별도 공채 계획은 없다. 이들 은행은 점포 통·폐합으로 신규인력 수요가 줄어든 상태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의 상반기 실적이 작년보다 나아진 데다 상반기 채용이 사실상 거의 없어 하반기에는 대부분 은행에서 인력 수요가 발생했다”면서 “새 경제팀 구성 이후 정부의 일자리 창출 정책에 보조를 맞추려는 목적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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