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화호 지킴이’ 최종인씨 2.5㎞ 구간 1천여마리 수거
“저렇게 헐떡대고 있는데, 눈앞에서 죽어가는 것을 가만히 보고만 있다니 말이 됩니까?”
3일 안산시와 화성시를 걸쳐 흐르는 반월천 2.5㎞ 구간에서 잉어, 붕어, 메기, 가물치, 빠가사리 등 물고기 1천여마리가 집단 폐사했다. 그러나 화성시는 피해 신고를 받고도 수시간이 지나도록 아무런 대처를 하지 않아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이날 오전 11시께 화성시 매송면 반월천 구간 곳곳에는 허연 배를 드러낸 물고기 사체들이 토사에 걸려있거나 둥둥 떠다녔다.
안산시 소속 ‘시화호 지키미’ 최종인씨(60)가 홀로 커다란 그물망을 들고 어른 팔뚝만한 물고기들을 힘겹게 들어올리고 있었다.
겨우 목숨을 건진 듯 아가미를 헐떡대고 있는 물고기 몇마리를 다시 물 속에 던져봤지만 대부분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채 힘없이 물살을 따라 떠내려갈 뿐이었다.
발이 푹푹 빠지는 뻘을 지나가기 위해 무릎까지 올라오는 장화를 신었지만, 발디딜 틈도 없이 빼곡히 널브러져 있는 손가락 두마디 크기의 치어 사체들까지 피할 수는 없었다.
‘시화호 지킴이’ 최종인씨 2.5㎞ 구간 1천여마리 수거
市 “신고후 바로 현장 출동… 장비 챙기느라 늦어져”
이날 오전 7시30분께부터 물고기 사체를 수거했다는 최씨는 “오전 7시에 화성시에 신고했는데 시는 안산시 구간이라며 미루다가 9시가 넘어서야 얼굴을 내비쳤다”며 “그마저도 상류로 가본다며 올라갔지 수거 작업은 하지도 않았다”고 주장했다.
실제 낮 12시께가 다 돼서야 화성시 직원 열 네댓명이 물 속에 발을 담갔다.
오전 9시20분께 현장에 도착한 수자원공사는 간이 수질검사를 한 결과 DO(용존산소량·정상수치 2.0~6.0ppm)의 수치가 5.3ppm으로 확인됐다며 수질은 ‘정상’이라는 결과를 냈다. 이에 수자원공사는 이번 물고기 집단 폐사의 원인이 농약이나 제초제, 물고기를 잡기위한 약물 투여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반월천 상류에 위치한 공단과 물고기 사체 발견 장소 인근에 공사현장이 있어 오폐수 무단 방류 등에 대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수자원공사 관계자는 “물고기 수거 작업이 좀 더 빨리 진행돼서 숨이 붙어있는 물고기라도 건져 물에 넣어주기만 했어도 피해가 줄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화성시 측은 “신고 전화를 받고 직원을 바로 현장으로 내보냈고, 장비와 도구를 준비하느라 수거작업이 조금 늦어졌던 것 뿐”이라며 “직원들이 전부 나와 최대한 빨리 조치를 취했다고 생각한다”고 해명했다.
구재원ㆍ김예나기자 yena@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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