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당 모두 완승, 완패하지 않았기에 만족하고 있을 지 모른다. 하지만, 새누리, 새정치민주연합이 유권자들의 눈높이를 따라가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여실히 보여준 선거였다.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이 패한 일부 지역의 득표율을 보면 알수 있다.
20년 전 처럼 무조건 1번, 2번 하는 투표는 사라지고 있다. 7장의 투표용지를 받아든 유권자들은 기호 1번과 기호 2번을 넘나들고 있다. 새누리당을 지지하던 유권자도, 새정치민주연합을 지지하던 유권자도, 정당지지와 관련 없이 인물을 보고 투표하고 있는 것이다.
6ㆍ4지방선거에서 새누리당 남경필 경기지사 후보는 자신의 지역구인 팔달구에서 52.50%의 득표율로 상대인 새정치민주연합 김진표 후보를 무려 5.01%포인트나 앞섰다. 하지만 팔달구민들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는 새누리당 1번이 아닌 2번인 새정치민주연합을 선택했다. 그것도 13.92%포인트라는 큰 차이로 말이다.
새누리당 후보(41.63%)가 염태영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득표율 55.55%)에게 완패했다.
눈여겨볼 만한 지역이 또 있다. 용인지역 기초단체장선거에서는 새누리당 정찬민 후보가 47.47%(18만8천787표)의 득표율로 새정치민주연합 후보(38.61%. 15만3천529표)를 8.86%포인트(3만5천258표차)로 제치고 당선됐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에서 탈당한 무소속 2명의 후보는 각각 4.26%, 9.63%의 득표율을 보였다. 100만 도시에 가까운 용인지역에서 8.86%포인트 격차는 적다고 볼수 없다. 새정치민주연합으로서는 그야말로 완패지역이다.
새누리당은 16명의 예비후보가 등록, 치열한 당내 경선을 통해 정 후보를 선출한 반면, 새정치민주연합은 4명의 예비후보가 등록을 했지만, 경선대신 전략공천을 통해 후보를 지명하면서 당내 반발을 산 것도 패인중 하나다. 안산지역에서는 양당 모두 세월호 피해지역인 안산인 점을 고려해 전략공천을 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종길 후보가 38.95%의 득표율로 새누리당 후보(37.37%)와 무소속으로 출마한 당시시장이었던 김철민후보(22.27%)를 제치고 당선됐다.
득표율로만 보면 새누리당은 1.58%포인트(4천117표차)로 아쉽게 진 것 같지만, 실상을 들여다 보면 완패한 것이다. 새정치민주연합 출신 김 후보가 무려 22%를 차지했는데도 패했기 때문이다.
한달 앞으로 다가온 730 재보궐선거에서 정치권에서는 여전히 유권자들은 안중에도 없는 듯 하다. 64 지방선거처럼 말이다.
지난해까지만 해도 여야 모두 기초선거 공천제 폐지를 밝혀오다가 정작 64 지방선거에서는 양당 모두 기초선거에까지 정당공천을 실시했다. 또한 상향식 공천으로 유권자에 공천권을 돌려드리는 공천 혁명을 할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과연 64 지방선거에서는 상향식 공천이 제대로 이뤄졌을까 하는 의구심이 든다.
수원을(권선), 수원병(팔달), 수원정(영통), 평택을, 김포 등 도내 5곳에서 치러지는 재보궐선거의 후보등록이 7월10일과 11일로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새누리, 새정치민주연합 모두 상대당 후보가 누가 나올까 눈치보기에 급급하다. 양당 모두 해당지역에서 전혀 활동하지 않았지만 당선이라는 미명아래 낙하산식 공천, 인기투표식으로 몰아가고 있다. 재보궐지역에서 묵묵히 일해온 지역정치인과 지역민들의 반발이 커지고 있다.
새누리, 새정치민주연합은 선거가 지나면 모두 잊혀질 것이라 믿는 것 같다. 하지만 이젠 아니다. 이또한 지나가리라고 보면 안된다. 유권자들은 잘못된 공천, 지역민심을 외면한 공천에 대해에서는 투표로 말할 것이다.
정근호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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