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무장탈영병 사건에 대해

강원도 육군 22사단에서 발생한 임 병장 무장탈영 사건을 접한 국민들은 우려와 질책 등 다양한 심정을 경험했다.

군상담 학자로 있는 필자의 아들도 현재 군복무 중이여서 부모의 마음으로 희생자와 유가족에 대한 안타까움, 군에 있는 아들에 대한 염려, 임병장과 그 부모님에 대한 연민 등은 남 다를수 밖에없다.

따라서 장병들에 대한 걱정과 함께 문제점은 무엇인지 실현 가능한 해결책은 없는지 살펴 보았다. 일단 사건의 직접적인 원인을 분명히 밝히고 책임을 물어야 하는 것을 전제하고, 문제점에 대해 생각해 본다. 첫째, 시대사회적 요인을 들 수 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 유래가 드물 정도로 빠르게 선진국 대열에 진입했다. 그 결과 바쁨이 국민생활의 일상이 되었으며, 일종의 미덕처럼 장려되고 있다.

이러한 결과는 세월호 사건과 같은 비극을 불러왔다. 성인들 뿐만 아니라, 청소년들도 마찬가지이다.

어린 시절부터 자신의 의지와 관계없이 지나친 경쟁체제에 내몰린다. 몸이 힘들면, 마음도 힘들어진다. 이렇게 어린 시기부터 바쁨에 노출되어 온 젊은이들은 역경으로부터 회복하여 긍정적인 적응결과를 가져오게 하는 회복탄력성을 점점 잃어가게 된다.

둘째, 개인적 요인이다. 장병 개개인의 행동 및 성격 특성에 따라 병영생활 적응도는 영향을 받는다. 특히, 성장 과정 속에서 입은 심리적 상처를 갖고 그대로 군에 입대하는 젊은이들도 상당수 있다고 판단이 된다.

입대는 하였지만, 심리적 상처로 인해 전역을 할 때까지 지속적으로 세심한 관심과 배려가 요구되는 장병도 있다.

셋째, 환경적 요인이다. 개인의 욕구보다 조직의 요구가 우선시되는 곳이 군이다. 어떤 병사들은 출생 이후 처음으로 자신보다 집단을 우선시하는 문화를 체험하게 된다. 그리고 생명을 다루는 군 생활의 특성상 긴장감과 스트레스가 상당하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 생활하는 장병들은 때때로 개인 또는 집단에 대한 부당한 압력 관계 등 새로운 환경도 추가적으로 만들어낸다. 그로인해 앞서 진술한 시대사회적 요인과 개인적 요인이 맞물려 여러 가지 문제가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이상의 관점에서 본다면 임병장 사건은 누구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일이다. 그러면 이에 대한 해결책은 무엇인가?

첫째, 국민 모두가 바쁨에서 벗어날 수 있는 국가적 고민과 실행이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의 기성세대들은 어쩔 수 없이 바쁘게 살 수 밖에 없었다고 치자. 그러나 우리의 젊은이들과 자녀들이 미래에 더 불행한 일을 겪지 않을 수 있도록 해줘야 할 것이다. 바쁨 대신 여유를 갖는 국가적 시스템과 국민적 인식이 필요하다.

둘째, 건강한 가족환경 속에서 젊은이들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가족의 형태나 경제적 수준에 관계없이, 현재 가족들끼리 서로를 지지하고 소통하는 환경이 필요하다.

셋째, 군에서 장병들이 심리적 상처를 치유하고 회복탄력성을 높일 수 있는 상시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 필요하다면 외부 전문가의 조력도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단지 관심병사들에게만 국한하지 말고, 심리적 전투력(battlemind)을 증대하는 관점에서 전 장병들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최근 우리 국민들은 여러 가지 많은 아픔과 슬픔을 겪었다. 이 경험들을 토대로 미래 후손들에게는 더이상의 아픔과 슬픔이 없도록 하는 방안이 신속히 마련되길 바란다.

김용수 한국상담학회 군상담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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