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융권 ‘취업 별따기’

수익성 악화로 상반기 채용없거나 하반기 축소… 공채 100대 1 웃돌듯

취업준비생들이 가장 선호하는 금융권의 올해 하반기 신입사원 채용 규모가 대폭 축소된다.

금융권 하반기 공채 경쟁률은 100대 1을 웃돌 것으로 예상돼 바늘구멍 뚫기와 같은 치열한 ‘취업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채용 규모가 큰 은행과 생명보험사들이 하반기 공채 규모를 지난해보다 대폭 줄일 방침이다.

부산은행은 5급 정규직 채용을 상반기에는 진행하지 않고, 하반기에만 70명 뽑는다. 지난해는 상·하반기 두 차례 139명을 뽑았는데, 채용 인원이 절반으로 줄었다. 한화생명의 하반기 채용 규모도 지난해(34명) 대비 축소가 불가피하다. 현재 진행 중인 상반기 채용 인원 역시 30~40명으로, 지난해(85명)에 크게 못 미친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최근 인력 구조조정 후 재배치 문제로 하반기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면서도 “전반적으로 지난해보다 소규모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

채용을 예년 수준으로 유지하는 곳도 상반기 채용을 줄이거나 생략한 경우가 많아 전체적으로는 축소됐다.

하나은행은 상반기 채용 없이 하반기에만 작년의 절반인 100명을 채용한다. 메리츠화재도 지난해 채용 규모의 70% 수준인 약 30명을 뽑기로 했다. 신한은행과 우리은행은 하반기 채용이 150명과 200명으로 지난해 수준을 유지한다. 하지만, 상반기 채용은 지난해보다 50명씩 줄어든 100명과 150명으로 결과적으로 축소됐다.

중·소형 보험사와 증권사 중에서는 채용 규모를 대폭 줄이거나 아예 뽑지 않는 곳도 있다.

지난해 상·하반기에 35명을 채용한 PCA생명보험은 올해 상반기에만 20명을 선발했지만, 하반기에는 입사지원을 받지 않는다. MG손해보험과 한화손해보험도 채용규모를 올해 하반기 20명과 10명 내외로 줄인다. 지난해 70명을 채용한 한국투자증권과 31명을 채용한 미래에셋증권도 올해 하반기 공채가 불투명하다.

‘신의 직장’으로 불리는 금융공기업도 채용을 줄일 예정이다.

지난해 하반기에 70명을 뽑은 산업은행은 올해 하반기 채용 계획이 불투명하며, 올해 상반기에 23명을 채용, 지난해보다 12명(약 30%)을 줄인 수출입은행도 하반기 채용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와 비슷하게 올해 하반기에 200명을 뽑지만, 상반기에 채용하지 않아 결과적으로 연간 채용 인원이 400명에서 200명으로 줄었다. 지난해 27명을 뽑은 예금보험공사는 올해 하반기에 15~20명만 채용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대다수 금융사의 수익성이 악화되면서 점포 통폐합을 진행하거나 진행할 예정인데다, 인력 수요 감소, 인수합병(M&A) 등의 이유로 채용 규모를 줄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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