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라앉은 투표율·야권 단일화가 최대 변수… 3강구도 ‘안갯속’

[포커스] 안산시

세월호 침몰 사고로 큰 아픔과 고통을 겪은 안산시는 그 어느 때보다 안전에 대한 시민들의 기대치가 높아지고 있다.

특히 재난지역으로 선포된 이후에 치러지는 이번 6ㆍ4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시장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안전’을 표방하며 안산을 ‘안전도시’로 재탄생 시키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보이고 있다.

이번 선거에 나선 시장후보들 대부분은 참사로 희생되거나 실종된 꽃다운 아이들의 넋을 기리며 선거철마다 거리를 가득 메웠던 로고송이나 율동 등을 자제하면서 ‘조용한’ 선거를 준비하고 있다.

더욱이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한 실종자들의 아픔이 40여 일째 이어지는 가운데 ‘제3회 지방선거’에서 보여준 ‘36.5%’의 저조한 투표율을 뛰어넘을 수 있을지가 이번 선거의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아픔의 ‘진원지’인 안산은 이제 또다시 지울 수 없는 상처와 아픔을 남기는 일이 발생하지 않기를 기원하는 유권자들이 선거를 통해 어떤 선택을 할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다.

준비 없이 맞은 추모곡의 무게와 애잔함 만큼이나 시민들의 마음 또한 가볍지 않았던 지난 4~5월, 뭔가를 해보지도 못한 채 어린 아이들을 눈물과 분노로 보내야 했던, 그리고 아직도 실종자들이 돌아오기만 기다리는 상황에서 안산시민들이 받아들이는 이번 선거의 관심은 얼마나 될까?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 모두 공천하는 과정에서 내홍을 겪은 끝에 후보를 결정했다.

특히 새정치민주연합의 경우 전략공천을 인정할 수 없다며 경쟁에 나섰던 후보들이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하고 나서면서 네거티브 공방전도 가세하고 있는 형국이다.

새누리ㆍ새정치연합 모두 공천 과정서 심각한 내홍

여당 지지도 하락ㆍ現시장 무소속 돌풍 부나 ‘촉각’

새누리당 조빈주 후보(62)가 약간의 우세를 보이는 가운데 새정치민주연합의 제종길 후보(59)와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던진 김철민 시장(57)이 여론조사에서 비슷한 인지도를 보이고 있으며, 강성환 시민운동가(56)도 무소속으로 출마를 선언하면서 만만치 않은 구도가 형성됐다.

따라서 새누리당 조빈주 후보, 새정치민주연합 제종길 후보, 무소속 김철민 후보 등 ‘빅3 후보’의 초박빙 선거전으로 흐르고 있는 가운데 현 시장인 김철민 후보의 가세가 선거결과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새누리당 조빈주 후보는 관세청 및 교육 공무원, 상록ㆍ단원구청장 등을 역임하는 등 37년간의 행정경험을 바탕으로 가족의 행복을 지키는 시장을 내세우며 유권자들과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하지만 세월호 참사로 인한 새누리당의 지지 기반이 약해지면서 고민이 따르고 있다. 그러나 조 후보는 “기본부터 다시 시작하겠다”며 각 주민센터 내에 특별재난구역 행정서비스를 가동하고 세월호 침몰사고 추모비 및 추모공원 조성, 단원고 학습지원 전문상담사 및 돌보미 지원과 국립(중앙) 트라우마센터 유치를 강조,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의 제종길 후보는 한국해양연구원과 KIST 해양연구소에서 근무하는 등 환경에 많은 관심을 가져왔다.

그는 “이제 더는 억울한 희생은 없어야 한다”며 사람을 강조하면서 ‘사람중심 안산특별시’를 주장하고 있다.

특히 제 후보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복수단위 복기 TF팀과 일상성 회복을 위한 대안 및 지원방안 마련 등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공동체를 회복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강조하고 있다.

재선을 준비하고 있는 무소속 김철민 후보는 후보 공천 과정을 수용할 수 없다면서 “계파 및 밀실 정치를 타파하고 떳떳하게 당선돼 야합정치로 학살공천을 감행한 지금의 잘못된 새 정치를 심판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특히, 김 후보는 지난 28일 무소속 박주원 후보와의 단일화에 합의했다. 이들은 합의문을 통해 “안산의 변화와 개혁, 새로운 정치질서 재편을 위해 단일화에 합의했다”며 “박 후보는 김 후보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강성환 후보는 “권력의 생산도 권력의 소비도 결국은 시민”이라며 “이제는 안산시의 안전과 미래를 생각하고 시민의 삶과 번영을 위해 책임질 수 있는 준비된 후보가 시장을 맡아야 한다”며 힘 있는 안산을 강조하고 나섰다.

안산=구재원기자 kjwoon@kyeonggi.com

 

이것만은 꼭 하겠습니다

‘가족행복’을 행정목표로 강조하고 있는 새누리당 조빈주 후보는 모든 결정은 시민의 손으로 하겠다는 뜻을 밝히면서 많은 예산이 투입되는 신규사업에 시민 실시간 투표제를 도입해 시민의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포부다. 특히 가족의 행복을 위해 가족행복 조례를 제정하고 스마트한 노인생활 지원, 두 자녀부터 출산장려금을 지원하는 등 가족을 지켜주는 행정을 펼치는데 목표를 두고 있다.

새정치민주연합 제종길 후보는 위기를 맞은 안산을 하나로 화합할 수 있는 ‘통합 리더쉽’을 강조하며 시민의 힘을 하나로 모으는 데 주력하겠다는 입장을 주장하고 있다. 특히 입으로만 외치는 도덕성은 우리 사회의 안전과 발전을 가져 올 수 없다며 한 번도 비리에 연루되지 않은 점을 바탕으로 누구나 능력을 평가받을 수 있는 공정사회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무소속 김철민 후보는 세월호 참사 전담기구를 즉시 설치하고 국립 트라우마센터 산학연 및 의료기관연계, 희생자 유가족 등을 완벽하게 치유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걸었으며, 장기적으로 질병을 앓는 노인들을 위한 공공책임제인 ‘모심모심’제를 구축, 노인들이 편안한 안산을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강성환 후보는 장소와 주차장 협소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농수산물 도매시장을 사동 90블록 유휴지로 증설 이전, 인근 배후 도시 주민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경매기능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안산=구재원기자 kjwoon@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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