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H·철도시설公 관리비 다툼 오산 세교 주민들 “못살겠다” 경부선 인접한 고교ㆍ초교도 학교 수업지장 학습권 침해
1천800여명의 학생과 5천여명의 주민들이 기준치를 초과하는 철도 소음에 노출돼 피해를 당하고 있음에도 한국토지주택공사(LH)의 늑장 행정으로 방음벽 설치가 지연되고 있다. 특히, 철도로부터 불과 40m 떨어진 고등학교 학생들은 최고소음 80db에 무방비로 노출돼 학습권이 심각하게 침해 당하고 있어 방음벽 설치가 시급한 실정이다.
25일 오산 세교지역 주민과 LH, 오산시 등에 따르면 오산시 수청로 122 일대 경부선 철도 주변의 세교고, 필봉초 학생 1천788명과 세교 1·11·12단지 1천732세대 5천200여 주민들은 지난 2012년부터 철도소음 피해 집단민원을 제기했다.
이에 따라 오산시와 LH오산세교사업단은 지난해 10월 야간 소음을 측정한 결과, 세교 1단지 61.5db, 11단지 62.5db, 12단지 62.2db로 기준치(60db 이하)를 모두 초과했고 일부 단지는 최고소음이 80.4db로 측정되기도 했다. 이처럼 철도소음이 기준치를 초과하자 LH는 방음벽을 설치키로 했으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사업계획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LH가 한국철도시설공단과 방음벽 설치에 대해 지난 2월 협의를 했으나 양측이 방음벽 유지관리비(40년간 25억원) 등에 이견을 보여 국민권익위원회에 조정을 신청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방음벽 설치가 지연되자 학부모와 주민들은 LH의 늑장 대응을 강하게 비난하고 있다.
세교고 학부모 강모씨(50·세마동)은 “이제 본격적인 더위가 시작될 텐데 창문도 열지 못하고 불편이 이만저만이 아니다”며 “학생들은 오후 9시50분까지 야간 자율학습을 하고 있어 하루 15시간 이상 기준치를 초과하는 소음에 시달리고 있는데도 LH는 예산 타령만 하고 있다”고 분개했다.
이에 대해 LH오산세교사업단 관계자는 “국민권익위원회의 조정이 마무리되면 예산반영과 설계, 시공 등을 거쳐 2016년까지 방음벽을 설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현재 경부선 철도를 운행하는 열차는 KTX 8회, 전철 164회, 무궁화호 110회, 화물열차 60여회 등 1일 평균 417대에 이른다.
오산=강경구기자 kangk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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