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취업시장의 화두는 단연 경력단절 여성 재취업으로 꼽힌다. 정부가 고용률을 올리려는 방안으로 경력단절 여성 취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그러나 한때 바람이 불었던 고졸 채용은 줄어드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고졸 채용은 정부 정책 방향에 따라 움직인다?
지난 정부에는 고졸 채용이 바람을 탔다. 당시 이명박 대통령이 한 시중은행에서 근무 중인 고졸 사원에게 “나도 야간상고 출신이다. 정부에서 고졸 채용을 늘리겠다”고 말한 이후 고졸 채용 바람은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됐다. 공기업과 대기업도 즉각 고졸 채용을 대폭 늘렸다.
그러나 올해부터는 고졸 채용이 뒷전으로 밀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박근혜정부의 정책 초점이 지난해 상반기에는 고졸 채용에 맞춰졌지만, 지난해 하반기부터 경력단절여성 중심의 시간제 일자리에 집중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주요 기업들의 고졸 채용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295개 공공기관의 올해 고졸 채용 인원은 총 1천933명으로 2012년 2천508명, 지난해 2천512명보다 줄어들었다. 고졸 채용에 적극적으로 나섰던 은행과 증권업계도 채용 인원을 조금씩 줄이고 있다. 주요 8개 시중은행의 고졸 채용은 2012년 714명에서 지난해 480명으로 감소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채용 인원은 한정돼 있는데, 정부의 경력단절 여성 채용 정책에 뒤따라가면서 이전처럼 고졸 채용을 유지하는 것은 사실상 어렵다”고 말했다.
■일관성 있는 정책, 우리 사회 문화도 바뀌어야
이에 반해 경력단절녀 여성 취업은 확대되는 추세다. 신한은행은 ‘시간제 리테일서비스직(이하 RS)’ 정규직 채용에 애초 계획했던 200명보다 10% 많은 220명을 선발했다. 기업은행은 109명의 경단녀를 무기계약직으로 채용했다. 은행권의 이러한 경단녀 채용 진행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기업은행은 올해 상반기 중 경단녀를 대상으로 100여 명의 시간제 일자리 근무자를 추가 채용할 예정이며, 신한은행은 다음해 200명, 2016년 100명으로 총 500여 명의 RS 채용을 진행해 단계적으로 늘릴 계획이다.
이에 고졸 채용을 확대하고 경력단절 여성 취업도 활성화하려면 일관성 있는 정부 정책과 우리 사회에 뿌리깊게 박힌 학력 중시, 폐쇄적인 직장 문화 등을 바꾸는 움직임도 함께 있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내 한 공기업 인사담당자는 “기관, 민간 등에서는 정부 정책 강조점에 뒤따르는 경우가 많아 고졸채용이 이전처럼 강조되지 않으면 시들해질 수 있다”면서 “경력단절 여성과 고졸 채용이 점차 확산되면 기업 등에서도 스스로 지속적으로 채용을 늘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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