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수요를 증가시키고 수요에 맞춰 생산 및 공급이 이뤄지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내의 농업발전을 위해서는 좀 더 넓은 세계로 농산물 시장을 넓혀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농산물 수출을 위해서는 균일한 농산물을 대량으로 그리고 지속적으로 생산해서 공급해 주는 것이 해외 바이어의 욕구를 만족시켜 수출을 촉진시킬 수 있는 길이다.
또한 농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첫째, 단위면적당 생산성을 향상시켜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함으로써 소비자의 요구에 부응할 수 있어야 하며, 둘째는 생산비를 절감함으로써 재배농민의 소득을 보장하도록 해야 한다. 셋째는 이를 위한 기술개발이 뒷받침이 돼야 하며 마지막으로 농업분야도 돈벌이가 된다는 인식이 제고되고 그래서 일자리가 창출되는 순기능을 가져야 할 것이다.
최근 국내 대기업 계열사인 농업 전문기업에서 화성시 화옹지구에 570여억 원을 투자해 10ha의 유리온실을 완성하고 2013년에 토마토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10ha의 온실을 우리나라에서는 기업농이라고 하지만 네덜란드에서는 가족농 정도로 보며 20ha 이상이 돼야 기업농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이는 자동화된 시설에서 단일품종으로 균일하게 재배해 대량생산을 통해 국제 경쟁력을 갖춰 수출함으로써 정부의 농식품 수출정책에 발맞추는 것이었고 실제로 많은 양을 수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대기업의 농업 참여에 반감을 갖고 눈앞의 이익에 급급해서 농업의 미래를 내다보지 못하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소농구조의 우리 농업이 국제경쟁력을 높이는 것은 한계가 있다. 따라서 대기업과 상생의 구조를 가지고 수출의 길을 함께 찾는 것은 매우 중요하고 하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청난 투자를 통해 화옹지구에 설치된 대규모 유리온실 시설이 주인을 잃어 갈피를 잡지 못하고 멈춰 서 있는 것을 보면서 우리 농업의 미래 방향이 있는지, 그리고 올바르게 가고 있는지에 대해 걱정이 된다.
잘 아는 바와 같이 최근 중국과의 FTA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풍부한 중국의 시장을 잘 활용하는 것인데 역시 대 중국수출을 위해서는 중국의 바이어를 설득해야 하며 자동화된 시설규모에서 고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고 있음을 확신시켜 주는 것은 매우 중요한 방법이다.
그런 차원에서 대규모 자동화 온실에서 대량의 고품질 농산물을 생산하는 것은 수출농업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고 할 것이다. 반면에 대기업은 국내 소농인들이 수출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해외시장 개척과 수출을 위한 유통에 협력함으로써 상호발전의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
우리 농업의 미래방향 정립은 어느 하나의 단체 또는 어느 한사람의 고민에 의해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생산자인 농업인은 소비자를 생각하고, 소비자인 국민은 농업발전을 위해, 그리고 정책을 입안하는 정부는 우리 농업의 미래를 위한 소신을 가지고 함께 고민하고 노력할 때 우리 농업의 미래는 밝다고 할 것이다.
최근진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 채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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