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사과 ‘홍로’ 품종도 일본 품종을 제치고 9월에 일찍 수확하는 사과 품종의 주류를 이루고 있다. 더불어, 최근 개발된 가시 없는 장미 ‘딥퍼플’이라는 품종은 세계 꽃시장으로 수출되면서 세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2011년 출시 첫해 5만주를 판매한데 이어 2013년에는 103만주를 판매해 20배 넘는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이처럼 해외 판매가 급증하면서 농가에서 거둬들이는 로열티가 첫해 2만9천 달러(3천만원)에서 지난해 61만 달러(6억5천만원)로 크게 올랐다. 이와 같이 국산 품종 일부는 크게 인기를 끌고 있는 반면 대부분의 국산 품종 보급률은 20% 내외로 지지부진하고 있는 실정이기에 이들을 농업현장에 신속히 보급하기 위한 방안에 대해 제시하고자 한다.
먼저, 생산자와 소비자가 원하는 우수한 품종이 시기에 맞게 개발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품종 육종가가 육종모본 선정단계에서부터 구체적이고 면밀한 트렌드 분석과 전략수립을 해 육종 타깃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단순한 주관적 판단에 의한 육종은 많은 사람들로부터 인기를 얻을 수 없어 어느 순간 사라지기 십상이다.
둘째 육종의 방법에 대한 혁신이 필요하다. 우수한 양친의 교배로 목표하는 특성을 도입하는 전통 육종기술에서 첨단 분자육종기술을 접목해 경쟁력 강화를 도모해야 한다. 최근 벼, 옥수수, 배추, 토마토, 수박 등 주요작물의 유전체 정보가 해독되고 이를 기반으로 한 대량 분자표지, 유전자 발굴 등이 가속화되고 있다.
다국적 기업의 1/10 규모의 국내 R&D 예산 투자 상황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는 국내 산학관연의 역할분담 및 협력으로 유전자원, 생물정보, 분자표지 등을 육종에 연계 활용할 수 있는 분자육종 실용화기반을 구축해야 할 것이다.
셋째, 개발된 품종에 대한 맞춤형 재배기술 확립과 적극적으로 보급하겠다는 의지가 뒷받침돼야 한다. 신품종의 경우 보급과 동시에 재배기술이 확립되지 않아 생산된 과실에서 품종 고유의 특성이 발현되지 못하는 경우가 더러 있기에 보급 신품종의 재배기술을 확립하는데 자원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농업인이 재배상 문제를 느끼지 않도록 실증을 통해 해결하고, 증식을 위한 시스템도 구축해야 한다. 또한 개발된 신품종 품평회 시 도매시장의 경매사를 초청하여 우수성을 알리고, 대형마트에 신품종 판매코너 마련, 각종 홍보 등으로 생산자와 소비자들의 구매 욕구를 자극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기술지원부서와 각 시ㆍ군농업기술센터의 협업이 절실히 필요하다.
우선적으로 주산지 중심의 실증연구를 실시해 이결과를 바탕으로 품종 갱신 시 우수 신품종이 먼저 심겨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소량이나마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도록 판로를 개척해야 한다.
김영철 농촌진흥청 국립원예 특작과학원 원예작물부장
로그인 후 이용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