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해의 올림픽 결과보다 저조하다. 하지만 아쉬움이 남지만 한국 선수단은 ‘빙속여제’ 이상화의 스피드스케이팅 500m 올림픽 2연패,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이 따낸 2개의 금메달, 은메달을 획득한 ‘피겨여왕’ 김연아의 마지막 올림픽 무대 등으로 국민들에게 진한 감동을 선사하며 평창을 기약했다.
그리고 4년 뒤에 평창 동계올림픽이 화려하게 눈앞에 펼쳐질 소치올림픽에 숨겨져 있는 빙상의 첨단기술이 의류나 장비들은 선수들에게는 훈련에 버금갈 정도로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선수들 유니폼ㆍ장비도 중요한 요소
우선 선수들은 유니폼도 특수재질로 된 것을 입고 활동한다. 빠른 스피드로 인한 공기와의 마찰을 줄이기 위해서다. 온몸을 감싸는 경기복에는 미세한 홈이 파여 있는데 이 홈이 공기의 흐름을 매끄럽게 한다. 골프공 표면에 작은 홈(딤플)을 촘촘하게 만들어 멀리 날아갈 수 있도록 한 것과 같은 원리다.
허리를 굽힌 상태로 경기를 진행하는 쇼트트랙의 특성상 유니폼 소재는 우레탄과 라미네이트 등을 사용해 허리가 들리지 않게 잡아준다.
대다수 선수들이 결승선을 통과한 뒤 곧바로 상의의 지퍼를 내리고 허리를 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더불어 근육사용이 많은 부위는 더 탄력적인 재질을 유니폼에 사용해 근육수축이 쉽게 일어나도록 도와준다.
한편 박승희 같은 쇼트트랙 선수는 구심력 때문에 곡선주로를 안정하게 달리 수 있다. 이때 구심력은 수직 아래로 작용되는 체중(힘)과 블레이드(스케이트 날)가 빙면을 밀어내는 힘의 합성으로 이루어진다. 곡선주로도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과 비교해 곡률반경이 상당히 크다.
이 때문에 쇼트트랙은 원심력과의 싸움이라 할 수 있다. 곡선주로를 달리는 쇼트트랙 선수는 원운동에서 가속되고 있는 조건이다. 또 빙면을 밀어내는 힘, 즉 마찰력에 의해 구심력을 증가시킨다.
만약 쇼트트랙 선수가 더 빠른 속도로 달리면, 더 큰 빙면의 마찰력과 빙판을 왼손으로 짚어 몸을 최대한 안쪽으로 기울인 낮은 자세로 구심력을 키워야 원심력이 상쇄되며 일정한 원의 궤도를 안정하게 달릴 수 있다. 원심력에 대응하는 방법은 두 가지다. 속도를 줄이거나 원심력과 반대로 작용하는 구심력을 키우면 된다. 쇼트트랙에서 구심력은 중력과 수직항력에서 나온다.
그리하여 쇼트트랙 선수들이 착용하는 장비도 원심력을 견디기 위해 고안됐다. 쇼트트랙 스케이트 날은 양발 모두 중심축에서 좀 더 왼쪽에 있다. 시계 반대 방향으로 트랙을 도는 선수들이 곡선주로에서 왼쪽으로 몸을 기울이기 때문이다. 날도 곡선주로에 맞게 미세하게 휘어져 있어 날 전면을 사용해 얼음을 지칠 수 있다. 허리를 굽혀 구심력을 키워야 하는 선수들의 경기복은 ‘ㄱ’자 형태로 디자인됐다.
이리하여 쇼트트랙 선수들의 장갑 끝 부분은 매끄러운 특수 합성 소재로 덧발라져 있다. 곡선주로에서는 기울기가 심해 넘어지지 않으려고 왼손으로 빙판을 짚는데 이때 마찰로 속도가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특이한 모양 때문에 ‘개구리 장갑’으로 불리는 이 장비는 한국이 최초로 개발했다. 그뿐 아니라 원심력을 활용한 ‘호리병 주법’은 원 중심에서 멀어질수록 회전관성이 커지기 때문에 선수들은 호리병 모양으로 트랙을 돈다.
직선주로에서 곡선주로로 접어들기 직전에 밖으로 빠져나왔다가 곡선주로가 끝날 때 안쪽으로 치고 들어가는 전략으로 상대를 추월한다. 아울러 스케이트 구두에도 기술이 숨어 있다. 쇼트트랙 스케이트는 스피드스케이트용보다 발목 높이가 더 높다. 스케이트가 기울어지는 정도를 크게 해 코너링 움직임을 좋게 하기 위해서다.
또 스케이트 날의 위치도 원심력을 줄이기 위해 밑창 중심에서 안쪽(왼쪽)으로 살짝 치우치게 해놓았다. 이때는 휘는 각도를 조절하는 ‘벤딩(bending)’ 기술이 핵심이다.
결론적으로 저조하지만 눈부신 성취를 바탕으로 새로운 출발을 할 때다. 당장 2014 인천아시안게임과 2015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 그리고 2018 평창동계올림픽 등 굵직한 국제 스포츠 행사를 치러야 하는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평창올림픽, 완벽한 축제로 준비를
이제 평창 동계올림픽이 역대 대회 가운데 감동과 품격이 있고 가장 완벽한 축제가 되도록 해야 한다. 평창은 오랜 기간 준비하고 공을 들인 만큼 이전과는 차원이 다른 올림픽으로 준비해야 하며 ‘평창의 성공’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가야 할 때다.
장태종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 경인지원장 책임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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