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큰 차이는 종교적 메시아가 초자연적 실체가 가지는 권위라면, 새정치의 실체는 국민의 요구에서 비롯된다는 점이다.
한국정치에서 국민들의 새정치 요구는 간헐천처럼 간단없이 분출하고 있다. 그때마다 국민들의 정치의식이 새정치의 성격과 내용을 결정지어왔다. 구체적으로 국민의 정치의식이 ‘소외의 정치→저항의 정치→비판의 정치→참여의 정치’로 옮아가고 있는 양상이다.
한국정치의 발전단계는 국민이 함께하는 ‘참여의 정치’에 들어서고 있는데, 정치권은 그 벽을 번번이 넘지 못하고 있다. 소위 ‘3김 정치’ 이후 참여정치는 모든 정당의 새정치의 슬로건으로 사용되었으나 아직도 실천과 제도화의 단계에는 진입하지 못하고 있다.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현행 정치제도는 당시 집권당과 기성정치인의 기득권과 고집을 양해하는 선에서 개혁되었기 때문에 21세기 국민적 정치참여욕구가 최고조에 달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여전히 정치개혁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해수로 4년차 지속되고 있는 ‘안철수 현상’은 새정치의 전형적인 형태로서 참여정치 요구를 핵심사항으로 하고 있다. 기성정당의 국민에게 보여주는 정치보다는 국민이 함께하는 정치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스포츠에 비유하자면 관람스포츠 보다는 참여스포츠를 원하고 있는 것이다.
현재의 국정담당자나 정치인들은 주권의 소재가 ‘군주→국가→국민’으로 바뀌면서 탄생된 존재임을 스스로 인식하고, 자기의 존재근거를 국민에게서 찾아 권력의 민주화를 국민의 피와 땀보다 위정자의 지혜로 풀어가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 경직된 대립의 정치를 지양하고 신진 정치세력의 가치추구 및 정치참여욕구의 상승작용을 유도하여 새로운 틈새를 여는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야 할 것이다.
예를 든다면, 정당이나 정치단체가 젊은이들에게 선망의 취업대상으로 등장하게 하는 것이다. 정부와 사법부에 버금갈 만큼 정치권에 정상적인 인재영입창구가 마련되어야 할 것이다. 이와 같은 변모는 정치권이 한국사회의 신진대사를 원활하게 하고 자연스러우면서 안정된 세대교체를 보장하게 할 것이며 다양한 생활정치의 신소재를 개발하여 국민의 정치에 대한 일체감이 높아지게 할 것이다.
새정치는 안철수 현상을 세력화하고 있는 ‘새정치연합’만의 것은 아니다. 새누리당도 참여의 정치와 새로운 정치세력의 신진대사를 활발히 실천할 경우 새정치의 주역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지금 요구하고 있는 새정치의 실체는 야권에서 진행되고 있고 국민들의 관심과 심판도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경쟁에 초점이 맞춰져있다. 64지방선거에서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의 생존경쟁은 불가피하고 그 핵심은 새정치의 실천의지와 능력이 기준이 될 것이며, 선거 결과에 따라 야권의 한 지붕 두 가족 형태는 오래가지 않을 수도 있다.
새정치연합이 실패할 경우 한국 정치지형에 있어서 국민참여형 정당정치의 제도화는 요원해질 수 있다. 그 동안 반복되어온 위정자의 일방적인 ‘공급정치’는 지속될 것이고, 국민소통과 참여를 담보할 ‘수요정치’의 시대가 멀어지는 것이다.
민주당은 우리나라 정당사에서 두 번에 걸친 대선실패에도 불구하고 건재한 정당이라는 점에서 자긍심을 가져도 된다. 그러나 그 다수 의석이 지역주의에 근거하고 있는 면이나 대통령 선거를 겨냥한 전투정당이었기 때문에 과감한 자기혁신이 불가피하다.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은 국민이 요구하는 새정치를 국민들 앞에 내놓고 정치적 평가를 받아야할 처지에 있다하겠다.
박상철 경기대학교 정치전문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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