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11일 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하게 됐다. 예년과 달리 이번 졸업식에는 9시 30분까지 현장에 도착, 졸업식 전에 대외상 시상을 해 달라는 주문이 있었다. 졸업식 시상 전수를 식전에 별도의 장소에서 해 달라는데 의문도 들었지만 햐여튼 시간에 맞춰 교무실 앞 회의실에 도착했다. 시상 전수에 앞서 교장선생님이 행사에 대한 취지의 인사 말씀을 했다.
통상 졸업식은 10시에 시작, 대표 학생에게 졸업장 수여와 시상 위주로 진행했으나 올해부터 졸업식에서는 학생 각자에 대한 졸업장 수여여로 한정한 대신, 시상은 식전에 별도의 장소에서 하기로 했다는 것. 이어 졸업식은 예정된 10부터 시작됐다. 진행도 제일 먼저 3학년 담임선생님과 기숙사 사감 선생님에게 졸업생 대표들이 감사의 꽃다발을 전달하는 것으로 부터 진행됐다.
특히, 졸업장 수여는 자영원예과 1번 학생부터 무대로 올라와 무대 전면 영사에 파워 포인트로 개인별 소개와 동시에 졸업하는 학생들의 꿈이 상영됐다. 교장선생님께서 졸업장 수여와 격려 덕담으로 등을 두르려 주거나 포옹하며 사랑을 전하는 광경이 너무나 보기 좋았다.
졸업생 중심의 특별한 진행은 졸업생 모두가 다 참여하는 즐거운 시간으로 이어졌다. 참여한 모든 졸업생들은 소개되는 동료의 꿈에 대해 환호와 격려를 보내며 커다란 관심을 보였다.
졸업생 141명 전원을 대상으로 한 졸업장 수여는 40여분 정도 진행됐고, 이어 교장선생님의 회고사, 간단한 내빈축사로 소요 시간은 불과 1시간도 채 되지 않았다. 행사 후반 축사 중 당초 동문회 운영위원장이 하기로 했으나 그분이 전직 여주군농업기술센터 소장이였던 관계로 현직 농업기술센터 소장인 본인에게 양보, 나서게 됐다.
성공인생의 방정식을 소개하며 성공요인으로 말할 수 있는 긍정적 사고방식 등 3요소의 필요함을 강조했다. 특히 축사 말미에는 전쟁과 평화라는 장편소설의 저자인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가 87세에 세상을 떠난 후 후손들이 사후에 펴낸 책 ‘인생을 살아가기 위한 공부’에서 정의한 ‘행복이란 타인을 사랑하는 능력’이란 문구를 들려줬다. 우리 모두가 서로 사랑하는 능력을 키워 나가자는 요지의 메시지다.
이날 졸업식이 끝난 후 교장선생님으로부터 “점심식사 전 졸업식이 끝나야 참여한 학생들이 서로 인사하고 기념 촬영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어 졸업식 시간을 조정하게 됐다”는 따뜻한 배려의 말도 전해 들었다. 모두를 배려하고 아끼는 명품고등학교의 면모를 엿 볼 수 있는 대목 이었다.
실제로 1945년 해방둥이 농업계 고등학교로 개교한 이래 학교명에 ‘농업’이라는 이름을 지켜오면서 우리나라 농업 후계자 육성에 앞장서오고 있는 곳이 이 학교다. 게다가 대학을 졸업하고도 공무원 시험에 합격하기 어렵다지만 학교는 농업계 특성화 고등학교로 지정되면서 2012년 9명, 2013년에는 6명이 공무원에 당당히 합격했다. 특히 건국대, 한국농수산대학 등 국내 유수 농과계통 대학교 진학도 83명, 농우바이오 등 기업체 취업자 48명 이상을 배출한 성과도 돋보인다.
이렇듯 21세기 새롭게 유망 트렌드로 각광받고 있는 농업 특성화 고등학교의 명품졸업식에 참여하면서 뿌듯한 감정을 느끼는 것은 나만이 느끼는 것이 아니리라 확신한다. 참석한 모든 이들이 함께 영원히 기억하게 될 졸업식이었다. 여주자영농업고등학교의 무궁한 발전을 기대해 본다.
김완수 여주시 농업기술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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