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땀 한땀 정성이 아프리카 신생아 살려… 큰 보람”

임화남, 하남 ‘손사랑 나누미’ 자원봉사자

“한 땀 한 땀 정성으로 뜬 작은 털모자에 새 생명의 온기를 불어 넣지요!”

저체온증으로 생명을 잃어가는 아프리카 신생아 살리기에 정성을 쏟고 있는 임화남씨(65·여).

임씨는 현재 하남시 실버인력뱅크 ‘손사랑 나누미’ 자원봉사팀 소속 회원으로 활발하게 활동 중이다.

그가 처음 털모자를 뜨는데만 꼬박 4시간이 걸릴 정도로 힘들었다고. 지금은 모자 하나를 완성하는데 족히 2시간이면 거뜬하다. 털모자 뜨기의 달인이 된 것.

임씨가 지난 2011년 7월부터 하남시사회복지관에서 매주 화요일마다 꼬박 두 시간씩 쉬지 않고 만든 털모자만 벌써 3천 개가 훌쩍 넘었다.

그가 재능나눔 봉사활동에 뛰어든 것은 4년 전 어느 무더운 여름, 남편 강기원씨(71)가 생뚱맞게 내던진 말 한마디가 섬광처럼 뇌리에 꽂혔다.

“당신도 저거 한번 해보면 어때?”라고 시크하게 던진 남편이 가리킨 곳은 바로 아프리카 신생아를 돕기 위한 모자 뜨기 자원봉사자를 모집한다는 문구가 적힌 현수막. 처녀 시절 뜨개질 전문점을 운영했던터라 귀가 솔깃했지만 늦은 나이에 시작하는 봉사에 주저할 수밖에 없었다.

자신의 재능을 남을 위해 쓴다는 것 자체가 그를 설렘과 흥분으로 이끌었고, 재료선별부터 뜨개질 기법까지 전문가의 손길에서 빚어지는 사랑의 결과물은 지역사회를 아름답게 물들이는 기쁨의 시간으로 되돌아왔다.

임씨는 요즘 신입 회원들에게 뜨개질을 가르치는 재미에 푹 빠졌다. 특히 다문화 가정이 회원으로 입소할 때면, 다정한 멘토이자 일대일 뜨개질 교사에 친절한 말벗까지 1인 3역으로 눈코 뜰새 없이 바쁘다고.

낯선 나라로 시집 온 여성들이 뜨개질에 재미를 붙여 열심히 배워가는 모습을 지켜보는 즐거움 또한 여느 봉사활동 못지않은 충만감을 안겨주기 때문이다.

임씨는 “아이들을 키우고 또 손자 손녀들을 키우면서 제 이름을 잊고 살면서 살짝 우울증도 와서 맘고생도 했다”면서 “하지만, 뜨개질 봉사를 시작하면서 건강도 마음도 씻은 듯 회복된데다 작은 재주나마 생명을 구하는 데 쓸 수 있다는 것이 정말 행복하다”고 말했다.

하남=강영호기자 yhka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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