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산시 상징하는 새는 ‘비둘기’ 아닌 ‘까마귀’

오산학연구회, 지명 유래 까마귀 많고 산이 많아 ‘烏山’
지역과 전혀 관련없는 유해조류 市 상징… 재선정 마땅

오산의 한 학술단체가 주최한 심포지엄에서 현재 오산시를 상징하는 새인 비둘기를 까마귀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돼 관심을 끌고 있다. 현재, 오산시를 상징하는 새는 지난 1989년 시 승격 당시 지명유래위원회에서 제정한 비둘기이다.

오산학연구회(공동대표 김동희·이희석)는 20일 오산시 자원봉사센터에서 심포지엄을 열고 오산의 지명과 지명 속에 나오는 까마귀를 오산시의 상징 새로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이날 첫 번째 발제자로 나선 오산 향토문화연구소 남경식 상임연구위원 “오산(烏山)의 여러가지 지명유래 중에서 ‘오산 지역에 까마귀(烏)가 많고 산(山)이 많아 자연스럽게 붙여진 지명’이라는 것이 가장 합당하다”며 “이는 까마귀의 상징성이 오산의 정체성에 맞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남 위원은 “현재는 까마귀가 흉조로 인식되고 있으나 고대에 까마귀는 천손을 상징하는 신성한 새였다”며 “까마귀의 상징성을 찾아 내 오산의 정체성을 재정립하는 차원에서 오산의 시조를 까마귀로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김용국 동아시아 전통문화연구원장은 “비둘기는 한 때 평화와 우정의 상징이란 점 때문에 58개 지자체에서 지역 상징물로 지정했었다”며 “그러나 2009년 환경부에서 까치와 비둘기를 유해 조류로 분류하면서 여러 지자체에서 재선정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원장은 이어 “사회적 분위기에 무조건 편승하는 것이 아니라 지자체를 보다 특화하고 차별화하기 위한 전략의 하나로 상징 새를 재선정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같은 주장에 대해 오산시사편찬위원회 상임위원을 역임한 임영근씨(82)는 “시의 상징 새를 정체성과 현실에 맞게 바꾸는 것에 찬성을 한다”며 “까마귀 보다는 ‘삼족오’가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한편, 오산학연구회는 이날 심포지엄에서 제기된 내용을 오산시에 정식으로 건의해 상징 새 변경을 공론화할 계획이다.

오산=강경구기자 kangk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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