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 머리 희끗희끗 ‘노년 알바생’ 급증

‘알바천국’ 60세 이상 구직자 3년새 8배↑
희망 업종 고객상담ㆍ대형마트ㆍ운전직 順

수원시 장안구의 한 편의점 계산대에서 손님을 맞이하는 김모씨(62)는 하루에도 수십 번 ‘사장님’ 소리를 듣는다. 머리가 희끗희끗한 탓에 손님들은 당연히 그가 편의점 주인일 것이라 생각하지만, 김씨는 이제 1년 된 편의점 ‘알바생’이다.

5년 전 정년퇴직을 하고 쉬던 중 ‘작은 일이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에 지난해부터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 김씨는 “처음엔 젊은 친구들이 주로 오는 곳이어서 부끄럽기도 했지만, 지금은 어떤 젊은이보다 더 열심히 일하고 싶다는 생각 뿐” 이라고 말했다.

과거 10대∼20대의 성역으로 여겨지던 아르바이트 시장에 50~60대가 몰리고 있다. 베이비붐 세대의 은퇴와 고령화가 맞물리면서 과거 용돈 벌이 정도로 인식됐던 아르바이트 시장이 중ㆍ장년층에게 새로운 고용 창출 장으로 주목받고 있는 것.

18일 아르바이트 구인ㆍ구직포털 알바천국의 ‘2013년 아르바이트 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60세 이상 구직자가 등록한 이력서는 2천469건으로 지난 2010년 288건에서 3년 사이 8배나 늘어났다. 같은 기간 40대와 50대 구직자가 등록한 이력서도 각각 297.9%, 377.8% 나 급증했다.

지난해 알바천국에 이력서를 등록한 50세 이상 구직자가 희망하는 업종 1위는 고객상담이었다. 이는 특별한 기술이 없어도 사람을 대하는 연륜과 경험을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어 대형마트, 운전직, 사무보조, 포장·조립, 전화주문·접수, 물류·창고관리, 보안·경호·경비, 음식점, 백화점 아르바이트 등을 선호했다.

정자연기자 jjy84@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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