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성 또 AI 10만마리 닭 살처분
화성시 온석동의 종계농가에서 또 다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발병, 10만여마리의 가금류가 살처분됐다.
지난 7일 오전 11시께 화성시 온석동의 종계농가 앞은 수백명이 몰려들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너른 들판 사이로 가산천이 유유히 흐르고 있는 이 곳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모르는지, 새하얀 백로와 기러기들은 천과 들녘을 자유롭게 날아다니고 있었다.
유유자적한 철새들과 달리 농장 주위에는 방역복을 입은 방역당국 관계자들이 가금류 살처분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농장으로 들어가는 길목은 200여m 바깥부터 모두 노란색 테이프와 인력이 배치돼 출입이 통제됐으며 농로 쪽에서는 방역차들이 곳곳을 돌아다니며 희뿌연 소독약을 뿌려댔다.
지난 6일 30여마리의 닭이 폐사한 이 농장에서 AI 간이검사 양성반응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곳은 8일 농림축산검역본부 정밀검사에서 고병원성 H5N8형으로 판정됐다.
방역당국은 AI 확산 방지를 위해 발생농가에서 기르는 씨닭 2만7천여수와 반경 500m 내에 있는 3개 농가 씨닭 7만3천수를 살처분 하기로 결정, 이날 오전 10시40분부터 공무원 100명과 민간인력 71명 등을 투입해 살처분을 진행했다.
발생 농가 안쪽에는 굴삭기가 동원돼 3m 정도 깊이로 땅을 파 매몰지를 만든 뒤 포댓자루에 닭을 담아 매몰지에 놓인 파란색 대형 플라스틱 통에 넣는 작업이 반복됐다. 오후 2시께 군 지원병력 250명이 동원되며 작업에 활기를 띠었다. 군 병력은 통제 본부에서 방역복과 마스크를 착용하고 곧바로 현장에 투입됐다.
살처분 대상이 10만수에 달하다 보니 현장에는 지난 전곡리 농가 살처분 당시의 4배에 이르는 420명의 인력과 굴삭기 8대, 톤백 40개 등이 투입되며 조용한 마을이 북새통을 이뤘다.
현장을 지켜보던 주민 A씨(78)는 “아침부터 동네 이장이고 반장이고 할 거 없이 사람들이 잔뜩 몰려 무슨 일인가 했더니 조류 인플루엔자가 발생했다더라”며 “젊은 친구들이 밖에 나오지도 못하면서 열심히 길러왔는데 안타깝다”고 전했다.
이관주기자 leekj5@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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