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성향 짙지만 ‘공천 후보들’ 무덤… 무소속 강세 이어갈지 관심

가평군수, 지방선거 누가 뛰나

가평지역은 여당 성향의 지역이지만 유독 지방선거에서는 정당 후보들이 힘을 쓰지 못하고 무소속 후보들이 당선되는 지역이다. 5번의 지방선거와 2번의 재보궐 선거 등 7번이나 치러진 가평군수 선거에서는 제2회 지방선거에서 민주당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 이현직 후보가 당선된 것을 제외하고 6번 모두 무소속으로 출마한 후보들이 당선됐다. 이에 따라 가평군수 선거의 관전 포인트는 무소속 후보의 당선 여부이다. 가평지역은 전통적인 여당 성향지역으로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 과거 민주자유당 등 여당 프리미엄이 있을 정도로 여당에 호의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다. 그러나 유일하게 군수 선거에서는 아이러니하게도 단 한 차례도 여당 후보가 당선되지 못했다. 이는 인구 6만3천여명의 전형적인 농촌지역인 가평에서 학연, 혈연, 지연 등이 여당의 공천을 받은 후보 개인의 정치력 보다 강하게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이에 따라 정당 공천 여부 보다는 개인의 능력과 과거 행적 등이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해 승패를 좌우했다. 이같은 지역주민들의 성향에 따라 당적이 없는 무소속 출신의 후보자라도 정치 성향을 따지지 않고 가평군을 이끌어 갈 수 있는 인물이라고 판단되면 군수로 당선시키는 등 인물론을 중시해 왔다. 하지만 무소속으로 당선된 역대 군수들이 공직선거법 위반 등으로 줄줄이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낙마해 여당 성향의 지역에서 언제까지 무소속 군수 후보가 당선될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이번 64 지방선거에서 공천제 폐지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았으며 지난해 재보궐 선거를 비롯해 여당성향 지역에서 7번의 선거 가운데 단 한번도 군수를 배출하지 못한 새누리당의 후보 공천 결과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새누리당

새누리당은 현재 4명의 후보들이 자천, 타천으로 거론되고 있는 가운데 정병국 국회의원(여주·양평·가평)의 경기지사 후보 경선출마 여부에 따라 공천 가능성이 달라질 것으로 판단, 관망세를 보이며 지지기반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새누리당에서 거론되고 있는 후보군은 박창석 전 도의원(57)과 이병재 가평군의회 의장(55), 장기원 전 가평군의회 의장(68), 정진구 전 가평군의회 의장(59) 등이다.

우선 지난해 4·24 재보궐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낙선의 고배를 마신 박창석 전 도의원은 경기도와 국회, 중앙정부 등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가 장점이다. 박 전 도의원은 다양한 인적 네트워크를 이용, 지역을 위해 봉사하고 희생하는 일꾼이 되겠다며 공천을 희망하고 있다. 박 전 도의원은 활기차고 풍요로운 ‘스마트 가평’을 가평군의 미래비전으로 제시, 출마의사를 밝혔다.

지난 2010년 가평군 지방선거 기초의원 나 선거구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당선돼 후반기 군의장직을 맡고 있는 이병재 군의장도 출마가 예상되고 있다. 행정 전문성을 갖추기 위해 정치전문 대학원을 수료한 이 의장은 의정생활을 통해 터득한 경험과 지식을 바탕으로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지역여건을 활용, 2천만 수도권 시민의 휴양관광지 개발 및 미래 발전적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비전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는 군수의 역할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하며 공천을 받기 위해 분주한 정치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장기원 전 군의장도 출사표를 던지고 표밭을 일구고 있다. 기능직 공무원으로 공직에 입문한 장 전 의장은 읍장과 군청 과장을 역임하며 33년 동안 공직생활에서 터득한 노하우와 군의원으로 활발하게 활동하는 등 의회와 집행부를 두루 거쳤다는 장점이 있다. 장 전 의장은 의정생활 경험과 공직생활의 노하우를 살려 지역주민의 행복지수를 높일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 모두가 행복한 가평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내비치며 지지기반 확보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0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공천을 받아 가평군수에 출마했다 낙선한 정진구 전 군의장도 권토중래를 꿈꾸고 있다. 정 전 의장은 지난해 4·24 재보궐선거에서도 새누리당 공천을 받아 출마했지만 김성기 군수에게 패했다. 정 전 의장은 두 번의 실패를 거울삼아 이번에는 반드시 승리를 하겠다며 와신상담 재도전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 2006년 지방선거에서 군의원에 당선된 정 전 의장은 군의원으로 활발한 의정활동을 통해 집행부에 대한 강력한 질타와 날카로운 지적으로 행정력과 정치력을 겸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민주당

현재 민주당을 포함한 야권 후보로는 김봉현 민주당 중앙당 부대변인(44)을 제외하고는 뚜렷한 후보군이 없다.

지역에서 꿋꿋하게 민주당을 지켜오고 있는 김 부대변인은 故 김근태 고문과 함께 정치활동을 펼쳐 왔으며 현재 민주평화통일실천국민연대 운영위원직을 맡고 있다. 지난해 4·24 가평군수 재보궐 선거에 출마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김 부대변인은 각종 선거에서 야당 후보의 득표율이 낮은 한계를 보이는 등 여당 성향이 짙은 지역에서 꿋꿋하게 민주당을 지키며 고군분투 하고 있다.

무소속

가평지역은 여당 성향이지만 군수는 무소속 후보가 당선되는 진기록을 갖고 있는 지역으로 이번에도 누가 무소속으로 출마할 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여당과 야당 후보들이 공천을 받기 위해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공천과 관계없이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후보들은 표밭을 다지며 본선거에 중점을 맞춰 활동하고 있다.

현재까지 무소속 후보 중 김성기 군수(57)가 재선에 도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김 군수는 면사무소 서기로 공직에 입문, 일선 면장과 군청 과장 등을 역임했으며 지난 2010년 명예퇴임했다. 이후 김 군수는 당시 한나라당에 입당, 같은해 열린 지방선거에서 군수 후보 경선에 참여했지만 공천 여부가 불확실하자 탈당했다. 김 군수는 탈당한 후 가평 경기도의원 제1선거구에 무소속으로 출마, 54.9%라는 높은 득표율로 도의원에 당선됐다. 지난해에는 이진용 전 군수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해 치러진 4·24 재보궐 선거에 무소속으로 출마, 38.1%의 득표율로 가평군수에 당선됐다.

그러나 김 군수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지난해 10월 구속, 두 달여 동안 옥중생활을 마치고 12월 무죄로 풀려나 군수직을 수행하고 있다. 하지만 검찰 측의 항고로 고등법원과 대법원 판결을 남겨둔 채 지방선거 출마를 결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번 김 군수의 검찰 수사로 인해 지역유권자들은 건실함과 뛰어난 행정력, 추진력 등을 인정해 다시 군수로 당선시켜야 하는 여론과 재판에 걸려있는 후보자를 당선시켜 혹시 나중에 재보궐 선거를 또 치뤄야 하는 불상사를 막기 위해 다른 후보를 선택해야 한다는 여론으로 나눠져 있어 이번 선거에서 김 군수의 재선 여부에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아직까지는 무소속으로 출마하려는 다른 후보자들의 움직은 없지만 무소속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지역특성을 감안해 정당 후보자 중 공천을 받지 못하면 무소속으로 출마할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다른 지역과 달리 가평지역에서는 안철수 신당 후보자가 아직 없으며 전통 여당과 야당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지역 특성상 안철수 신당 바람은 그리 크지 않을 전망이다.

가평군은 여당 성향이 짙은 지역이지만 정당 보다는 인물을 보고 선택해 무소속 후보를 당선시켜 왔지만 무소속으로 당선된 역대 군수들이 줄줄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낙마하는 것에 대해 불안해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중앙정부와 광역자치단체 등과 긴밀한 협조체제를 유지하기 위해서 정당 후보가 군수로 당선돼야 하는 한다는 여론도 일고 있는 만큼 무소속 후보가 당선될 지, 정당 후보가 당선될 지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렵다.

가평=고창수기자 kcs4903@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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