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잡는 빙판도로 방치… 일주일새 쾅! 쾅! 쾅!

용인 방아리 지방도 겨울만 되면 ‘꽁꽁’ 교통사고 줄이어

“소 잃고 외양간 고치기식의 뒷북행정, 이젠 치가 떨립니다.”

용인시 남사면 한 지방도로에서 최근 일주일 동안 같은 장소에서 3건의 차량 미끄러짐 사고가 연이어 발생한 데 대해 마을 주민들이 용인시의 뒷북행정을 비난하며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사고 현장에서의 잦은 사고 발생 탓에 최근 2년여 동안 주민들이 제기한 교통사고 위험 민원을 관할 면사무소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 늑장 대처해 화를 키웠기 때문이다.

4일 용인시와 마을주민 등에 따르면 설 연휴를 앞둔 지난달 28일 오전 용인시 남사면 방아리 314번 지방도로의 한 토목공사 업체 앞에서 SUV 차량과 승용차 등 차량 2대가 잇따라 빙판길에 미끄러져 10~20여m 아래 논두렁으로 추락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앞서 일주일 전인 21일에도 똑같은 장소에서 1t 화물차가 미끄러져 중앙선을 침범해 마주 오던 11t 트럭을 들이받고, 뒤따르던 승용차가 이를 추돌한 사고가 발생했었다.

이들 사고 모두 다행히 탑승자들이 크게 다치지 않았으나, 하마터면 대형사고로 이어질 뻔한 아찔한 사고였다.

이 도로는 주변이 산으로 둘러싸여 햇볕이 잘 들지 않는 응달지역으로 겨울철 비가 내리면 도로가 빙판길로 변한다. 이 때문에 1㎞에 달하는 직선거리를 달리다 마을 입구에 설치된 과속 방지턱 앞에서 차들이 급제동할 경우, 차가 돌거나 미끄러지는 등의 사고로 이어지고 있다. 더욱이 변변한 교통안전 시설물도 설치돼 있지 않다.

이런 이유로 주민들은 지난 2012년 말부터 수시로 면사무소에 사고 위험을 알리는 민원을 제기했지만 행정당국은 제대로 대처를 하지 않다가 최근 잇따라 사고가 발생하자 부랴부랴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남사면 주민 권모씨는 “사고가 난 도로에서 자주 사고를 목격해 2012년 말부터 최근까지 수 차례 면사무소에 위험을 알리며 개선을 요구했지만, 들은 척도 하지 않았다”며 “사고가 연달아 난 것을 보니 공무원들이 원망스럽기까지 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과속방지턱 추가와 가드레일 설치 등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용인=권혁준기자 khj@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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