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고용정보원의 대졸자 직업이동경로조사를 활용해 분석한 자료에 의하면, 정규직 근무자는 대졸 취업자가 83.1%이나 일반대학원 석사졸업자는 67.7%이다. 특히 정부기관, 교육기관, 연구기관 등 공공부문에 종사하는 일반대학원 석사졸업자의 비정규직 비율이 높았다.
2010년 소비자 물가기준으로 대졸자는 월235만 원 받는 반면 일반대학원 석사졸업자의 월급여는 11만 원 적은 월224만 원이다. 인문계열 일반대학원 석사 졸업자의 임금이 낮고 비정규직 비율이 높다. 월평균 임금은 4년제 대졸자보다 70만 원 가량 낮았고 60%의 석사 졸업자가 비정규직이다.
일반대학원 석사졸업자 취업난의 근본원인은 대졸자와 같이 시장에서의 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다하다는 것이다. 1970년부터 2012년까지 대학원생은 50배, 대학원수는 18배 늘어났다. 특히 1995년 대학설립준칙주의가 도입돼 대학설립이 쉬워지고, 1997년 말 도래한 외환위기 여파로 대졸자 취업난, 직장인들의 생존을 위한 인적자본에 투자 열풍으로 1995년부터 2000년까지 대학원 학생 수는 10만 명 이상 늘어났다.
2012년 현재 일반대학원의 석ㆍ박사과정은 전체 대학원생의 45%, 이중 석사과정 학생은 9만 명으로 전체 일반대학원생의 62%이다. 일반대학원의 설립 목적은 연구 및 교수인력 양성이나 석사 졸업 후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비율은 크게 줄었다. 일반대학원 석사졸업자의 진로를 보면 박사과정에 진학하는 비율은 7.4%에 불과하고, 취업자 비율이 56.1%이다. 특히 진학도 하지 않고, 일자리도 얻지 못한 졸업자가 35.5%나 됐다. 일반대학원 졸업자중 무직자 비율이 2006년 16.0%에 불과했으나 이같이 크게 늘어난 것에 대해 정책당국자는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일반대학원 석사과정 진학자의 25%는 좋은 직장을 얻기 위해, 졸업한 4년제 대학보다 사회적 평판이 좋은 대학원에 가기 위해, 대학 졸업 당시 취업난 때문에, 학력상승을 위해 대학원에 진학하는 현실을 고려하면 연구중심 대학원의 육성과는 별개로 일반대학원 석사 졸업생을 위한 대학원 취업역량 강화 대책이 조속히 수립돼야 한다.
우선, 대학의 취업역량 강화를 위한 여러 대책이 대학원에도 확대돼야 한다. 연구중심의 산학협력뿐 아니라 취업을 위한 산학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대학원 재학 중 기업, 특히 중소기업에서의 인턴십 등을 통해 대학원생들의 취업 기회를 확대하여야 한다. 취업률이 저조한 인문계열, 예능계열 석사 과정생들에게는 경영, 경제계열 과목을 이수하게 하고, 리더십 강좌 수강 등 기초직업역량을 배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하나의 방안이다.
대학의 경력개발센터가 대학원생에 대해서도 진로 및 직업정보를 제공하는 등 경력개발과 취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하는 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는 대학원생들의 취업 및 경력 실태에 관한 조사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조사하는 박사를 대상으로 한 진로 및 취업 현황 조사만 있는데, 대학원의 석사 재학생 및 졸업생들의 취업 상황을 정확히 알 수 있는 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조사된 석·박사들의 취업실적은 대학원의 전공별 연구실적, 교육연구 인프라 등과 같이 공시돼야 한다. 대학원의 취업역량 강화와 함께, 석사 대학원생의 창업을 활성화할 수 있는 대책도 수립돼야 한다.
끝으로 대학원의 취업역량 강화도 필요하지만 과도한 대학원 진학을 줄이는 대책도 시행해야 한다. 능력중심 사회 구축과 함께 고졸 취업 활성화로 대학진학자들이 줄어들어, 결과적으로 취업을 목적으로 일반대학원에 진학하는 대졸자들도 줄어드는 것이 석사졸업생들의 취업난을 궁극적으로 해소하는 방안이다.
박영범 한국직업능력개발 원장•한성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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