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번째 벽돌공은 “시간당 9달러 30센트짜리 일을 하고 있소” 세 번째 벽돌공은 “나는 지금 세계 최대의 성당을 짓고 있어요”라고 대답했다. 데이비드 슈워츠의 ‘크게 생각할수록 크게 이룬다’중에 나오는 말이다. 벽돌 한 장을 단지 노동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 돈으로 환산하는 사람, 자신이 쌓아올릴 건축물의 주춧돌로 생각하는 사람 중 어떤 사람이 가장 행복할까? 두말 할 것 없이 마지막 사람이다.
그런데 지난 8월 삼성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직장인이 평균적으로 삶 전반에서 느끼는 행복은 64점인데 비해 직장생활에서 느끼는 행복은 55점으로 더 낮았고, 세계적인 여론조사 전문업체인 TNS가 세계 33개국 약 2만명을 대상으로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몰입도를 조사한 결과 우리나라 사람 가운데 일에 애착을 갖고 있는 사람은 불과 36%로 조사한 나라 중 최하위였다.
심지어 흥사단이 지난 6월부터 전국 초·중·고등학생 2만1천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0월 발표한 자료에서는 초·중·고등학생 각각 16%, 33%, 47%가 ‘10억 원이 생긴다면 감옥에 가도 괜찮다’고 응답했으며, 이는 지난해 12%, 28%, 44%에 비해 초·중·고등학생 모두 높아진 수치다. 앞의 여러 조사결과에서 보듯이 우리 교육에서 그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일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 교육이다.
하고자 하는 일이 무엇이든, 거기에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주어야 한다. 먼저, 지금 하고 일이 어떤 일이든 거기에 가치를 부여하는 것이다. 흔히 자기가 하고 있는 일이 보잘 것 없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그 일의 중요성을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꼭 거창한 일을 해야 가치를 부여할 수 있는 건 아니다. 직업에 귀천이 없다는 말이 있듯이 아무리 사소하고 하찮은 일을 하고 있더라도 자신의 일이 가치 있다고 느낄 때, 사람들은 보통 때보다 즐겁게 일하면서 훨씬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여 성공할 수 있고, 살아가는 기쁨과 행복을 느낄 수 있다.
다음은 자신의 일에 ‘어떤 목적을 가지고 가치를 부여할까’를 생각해 보아야 한다. 물론 사람이 일을 하면서 ‘생계유지’나 ‘가족부양’과 같은 1차적 목적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일하는 목적이 오직 ‘생계유지’에만 있다면 최상의 일하는 즐거움을 느끼기는 어렵다. 그 보다는 좀 더 크고 전체적인 목적, 즉 사회적이고 국가적이며 인류적인 공공의 이익이 실현될 수 있는 목적의식을 가져야 한다.
내가 한 일로 인해 조금이라도 세상이 좋게 바뀔 때 스스로 만족감과 행복감을 높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일의 가치를 깨닫게 하는 것이 방법을 가르치는 것보다 더 중요하고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자신이 하는 일의 소중함을 깨닫게 된다면 그 일을 하기 위해 필요한 세부적인 지식과 기술은 스스로 배우고 익히기 때문이다. 일의 방법이나 교육보다 가치관 교육에 더 중점을 두어야 한다.
미래학자 다니엘 핑크는 미래사회에서 요구되는 중요한 시민의 자질로 ‘가치부여 능력’을 들고 있다. 일에 대한 자부심과 열정은 자신의 일이 세상에 보탬이 된다는 가치부여에서 시작된다. 자신이 좋아하고 잘할 수 있으며 돈 되는 일이라도 세상에 도움이 되지 않고 가치가 없다면, 결코 자부심과 열정을 가질 수 없고 몰입과 헌신이 불가능하다.
“내가 하고 있는 일은 어떤 가치가 있는가?” 지금 이 순간 우리 모두가 자기 자신에게 던져보아야 할 질문이다. 내가 매일 하고 있는 일에 대해 스스로가 ‘가치부여’를 할 수 있다면 삶이 훨씬 더 충만하고 행복해질 수 있다.
정종민 성남교육지원청 교수 학습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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