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21세기를 선도하는 리더의 자질

꿈꾸는 리더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는 표현을 자주 듣는다. 그러나 현실에서는 꿈으로 끝나는 일이 적지 않고, 때론 좌절도 겪곤 한다. 어린 시절 커서 뭐가 될래, 네 꿈은 뭐니 하면 저마다“대통령”이라고 하던 때가 있었다. 그러면 모두 대통령 비슷하게라도 되어 있어야 하는데, 세월이 점차 흐르면서 먹고 살기만 하면 좋겠다는 소시민의 소박한 꿈만 남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렇다면 리더가 꾸는 꿈이 따로 있는 것일까? 그 꿈은 일반적인 꿈과 무엇이 다를까? 결론적으로 리더의 꿈은 스케일이 다르다.

나 혼자만 잘 먹고 잘살자는 꿈이면 일반적인 꿈에 그치지만, 우리 모두 잘 먹고 잘살자는 꿈이면 비전이 된다. 비전은 거시적인 안목에서 사안을 정확하게 볼 줄 아는 눈이 있을 때 빛이 난다.

한국전쟁이 끝나고 전국이 민둥산일 때 식목일을 정해 나무를 심도록 하고, 초가집마다 기와를 올리고, 온 국민이 반대하는 고속도로를 놓는 이런 꿈 말이다. 지금은 산마다 나무로 덮여있고, 아파트 숲이 많으며, 고속도로 하나 가지고는 감당을 못하니 100년을 내다본 혜안에 무릎 칠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다.

추진력을 가진 리더

2002년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이었던 히딩크 감독이 처음 부임했을 때 별명이 ‘오대영’이었던 것을 기억하는가? 부임하고 몇 달 후 프랑스와 체코에 연달아 0대5로 패하면서 붙은 별명이다. 1년 반 가까이 숱한 평가전에서 거듭 패하자 경질설까지 나돈 것을 아는가?

히딩크 감독은 그런 상황에서도 기초체력 전지훈련을 하며 선수들과 땀을 흘렸다. 자신의 계획을 믿었고, 선수들을 믿었다. 월드컵이 시작되자 그 진가가 드러나기 시작하였다. 히딩크 감독은 트레이드마크인 어퍼컷 세리머니를 연발했고, 국민들은 흐르는 눈물을 주체하지 못했다. 월드컵 16강 목표를 달성하고 모두들 여한이 없다고 했을 때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며 태극전사들을 독려했다.

이운재, 김병지, 홍명보, 유상철, 박지성, 김남일, 황선홍, 안정환, 설기현, 차두리, 이천수 등 아무리 불러도 아깝지 않은 태극전사를 결집시킨 것이 히딩크였다. 월드컵 4강 신화를 이루었을 때 ‘히딩크, 태극기 물결, 붉은 악마, 대~한 민국’축제의 밤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붉은악마 응원단의 카드섹션이 등장한 것이 그 때다.

감동을 주는 리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에게 상대후보 선거캠프에서 붙여준 별명은 ‘수첩공주’였다. ‘수첩’은 21세기 첨단시대에는 어쩐지 맞지 않고, ‘공주’는 서민과는 동떨어진 세계에 사는 분이라는 이미지를 강조하려는 취지였을 것이다. 그런데 차이는 더 벌어졌다. 국민들의 말을 언제나 귀담아 듣고, 수첩을 보면서 실천에 옮길 것이라는 진정성과 믿음이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진정한 ‘소통’에는 감동이 있다. 진지한 상호이해가 없으면 구호만 남는다. 하다하다 안되면 권력을 동원하게 되고, 그래도 안 되면 폭력을 사용하게 된다. 그 때는 이미 리더 자격을 상실한 것이다. 부드러움 안에 힘이 있고, 웃음 안에 상대방에 대한 진지한 이해가 있을 때 구성원이 따르는 법이다.

빨리 가고 싶으면 혼자 가면 되고, 멀리 가고 싶으면 ‘함께’가라고 했다. 감동, 겸손, 자기희생, 솔선수범, 포용력 등 여러 덕목에는 ‘함께’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구성원과 ‘함께’꿈꾸고, ‘함께’추진하며, ‘함께’감동하는 리더가 21세기를 선도하는 진정한 리더가 아닐까?

장호철 경기도의회 부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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