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투고] 도박은 파멸의 지름길

정선 강원랜드에 드나들며 8천만원의 빚을 진 동생이 어머니와 형을 살해하고 그 아내마저 자살한 모자살인사건과 경륜에 빠져 2천만원의 빚을 지고 있던 남성이 귀가하던 여고생을 흉기로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유족들은 오열했고 국민은 충격에 빠졌다.

이 두 사건에는 ‘도박빚’이라는 공통분모가 있다.

도박은 금품을 걸고 승부를 거는 행위이다. 이 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나쁘다고만 볼 수 없으며 국가에서도 합법적으로 사행성 사업인 복권, 카지노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다만, 본인이 감당할 수 없는 돈과 시간의 한계를 넘어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할 정도로 중독되는 것이 문제이다.

전문가들은 사행성 게임의 중독을 알면서도 헤어나오지 못하는 개인의 의지 부족만을 탓하기에는 사행성 경기가 주는 짜릿함이 너무 강하다고 하면서도 적당히 즐기지 못하는 개인의 책임 또한 크다고 덧붙였다.

도박중독예방치유센터에서는 “애초에 사행성도박은 구조적으로 돈을 따기 어렵다. 그래서 너무 돈을 얻는 것에 집착할 필요가 없다”고 말한다. 또한 “경마는 돈을 걸었을 시 그중 28%는 경마 이용비나 수수료로 들어가며 돈을 딴다 해도 자신이 받을 수 있는 돈은 최대 72%밖에 되지 않는다”며 돈을 걸면 걸수록 잃는 게 당연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도박으로 말미암은 작은 불씨가 가정폭력으로 번져 강력범죄로 확대된다. 남의 탓으로 돌리지 말고 가정에 불화가 생기고 사회적 위치가 흔들리면 스스로 문제를 인식해야 한다. 나 하나로 인해 온 가족이 파멸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일주 수원 서부경찰서 경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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