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수원 월드컵스포츠센터 공공성이 최우선

정일형 사회부 부국장 ihjung@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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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 산고 끝에 스포츠센터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했다. 2007년 이후 두차례에 걸쳐 위탁운영을 해 온 코오롱글로벌(주)에서 잭니크라우스골프코리아와 리복유니버셜티휘트니스 컨소시엄으로 교체한 것이다.

위탁운영자가 바뀌는 것이 ‘뭐, 그리 대단한 일인가?’라고 반문할 수도 있다. 하지만, 월드컵스포츠센터의 태생부터 그동안의 운영과정을 들춰보면 그 의미는 상당하다.

월드컵 경기장은 2002한일월드컵을 개최하기위해 경기도와 수원시가 6대4 지분(수원시 입장은 다소 다름)으로 예산을 투입해 건설했다. 경기도와 수원시는 이 운동장을 관리운영하기위해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을 출범시켰다. 스포츠센터는 향후 운동장 운영과정에서 우려되는 적자보존책으로 만들어진 부대시설이다.

경기도와 수원시의 예상은 맞아 떨어졌다.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 운동장과 부대시설을 직접 운영했던 2006년까지 적자가 40여억원이 넘어섰기 때문이다. 그 원인은 다름아닌 방만운영이었다. 재단직원만 140여명이 넘었고 그 구성원들도 적지 않게 퇴직공무원 등으로 채워졌다.

현재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직원이 40명 안팎이고 스포츠센터를 위탁받은 코오롱글로벌(주)의 상주인원이 3명인 점에 점에 비추어 본다면 방만운영의 실상은 짐작이 가고도 남는다. 결국 경기도는 운동장 운영과 스포츠센터 운영을 분리키로 했고 2007년 코오롱글로벌(주)를 스포츠센터 위탁운영자로 선정했다.

그러자 이번에는 공공성을 외면한 채 수익만을 챙기는 사기업의 운영이 문제가 됐다. 사기업인 만큼 수익추구를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해도 너무하는 것이 이용자들에게 불만을 샀고 수많은 또다른 문제점을 야기했다.

대시설 보수는 마다하더라도 수영장 물도 제대로 갈아주지 않고 시설 곳곳에 균열이 발생해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편의시설이나 여유공간은 수익창출을 위한 상가로 변모됐고 심지어 위탁기한 만료를 앞두고 할인을 빙자로 대규모 회원 모집에 까지 나서 ‘먹튀’논란까지 불러 왔다.

이 때 본보에는 월드컵스포츠센터와 관련한 제보가 하루가 멀다하고 접수됐다. 일일히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그 내용의 대부분은 수익만 추구하는 코오롱글로벌(주)의 비정상적인 영업행태와 관련되거나 시설 이용 시 겪는 불편사항들이었다. 경기도민과 수원시민을 위한 ‘공익성인가’, 아니면 ‘사기업을 위한 수익창출인가’하는 문제가 수면위로 부상한 것이다.

혹자는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 운영하면 적자, 코오롱글로벌(주)에 위탁하면 공공성 훼손인데 어떤 선택을 하라는 것이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 출범 당시와 달리 현재는 상황이 크게 변한 만큼 경기도나 수원시가 세금으로 지어진 시설을 이제는 도민과 시민들에게 돌려준다는 차원에서 직영을 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견이다. 또한 코오롱글로벌(주)처럼 수익만을 추구해서도 안된다는 것이다.

이번에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2개 법인이 참여한 컨소시엄도 사기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의 운영행태와는 많이 달라질 것이라는 기대하는 것은 입찰과정에서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이 내놓은 조건에 사인을 했다는 점 때문이다.

경기도수원월드컵경기장관리재단은 이번 입찰과정에서 공공성 부분의 배점을 2배나 상향조정했고 이용요금 책정도 사전협의를 필수요건으로 제시했다. 또한 그동안 찾아 볼 수 없었던 경기도민과 수원시민의 공공행사 및 재단 요청 행사의 적극적 협조도 명시했다.

공공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다. 바람직한 일이다. 이제 우선적으로 이런 약속이 잘 지켜지는 지 지켜 볼 일이다.

정일형 사회부 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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