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지금 게이츠헤드는 타인(Tyne)강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건축물인 세이지 음악당과 발틱현대미술관(Baltic Centre for Contemporary Art)으로 세계적 도시로 탈바꿈했다. 발틱현대미술관은 2002년 7월13일 영국 북부의 게이츠 헤드 타인강 선착장 개발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950년대 발틱 제분소의 일부였던 곡물 창고건물을 4천600만 파운드를 투입해 5년간에 걸쳐 미술관으로 개조한 야심찬 프로젝트다.
얼마 전 발틱 현대미술관의 3번째 디렉터로 임명된 미국인 피터 도로첸코 (Peter Doroshenko)의 새 발틱에 관한 발표가 있어 주목을 끈 바 있다. 그 내용의 골격은 미술관 운영의 기본 틀은 유지하되 대중들에게 더 적극적으로 접근해 나가겠다는 것이다.
게이츠헤드시의 문화를 바탕으로 한 도시재생 프로젝트 추진 결과, 기존의 황량한 들판과 공장들이 자리했던 곳이 변하기 시작했다. 그 첫째로 2006년에 힐튼호텔이 개관했으며, 힐튼호텔 배후지역에 버려진 철도역 일대에 630가구의 레저클럽, 호텔, 식당, 사무실 등이 건설되었고 발틱현대미술관 배후지역에 고급 아파트인 테일러 우드로(Taylor Woodrow)를 건설했다. 아울러 2002년 창조산업 분야 종사자가 2만2천명이었던 것에 비해 2006년에는 5만9천명으로 늘어나, 약 400개의 새로운 일자리가 생겼으며, 26억 파운드의 매출을 올렸다.
게이츠헤드시 문화를 바탕으로 한 도시재생 프로젝트 총감독인 피터 스타크(Peter Stark)는 프로젝트의 성공요인을 다음과 같이 적시한다. 우선 지역주민이 원하고 누려야 하는 문화적 욕구와 수요가 무엇인지 먼저 파악한, 지역의 문화와 역사, 정체성에 기반을 둔 정책 수립(start from where you are)을 첫째로 들었다.
둘째로는 지역 문화정책 전문가와 시의회 등 다양한 이해 주체가 만장일치의 원칙 아래 상호 협력한 것(cultural governance)을 들었고, 셋째로는 외부 관광객의 눈에 맞추지 않고 철저히 주민을 위한 문화 서비스를 우선으로 한 것(the best for our people)을 들었다. 이는 문화시설을 통한 도시마케팅 전략의 성공요인은 지역의 역사ㆍ문화적 특성을 배경에 깔고 주민의 동의와 참여가 전제되는 가운데 전문성 있는 정책과 프로그램이 제시돼야 가능하다는 결론에 이르게 한다.
도시마케팅이 “도시에 관한 모든 문화나 경제적 생산물 즉, 도시의 유무형의 자산과 이를 통해 만들어진 다양한 산물을 기초자원으로 그 도시의 구성원들이 협력하여 대상 고객들이 선호하는 이미지와 제도 및 공간들을 개발하여 외부에 알리고 마케팅을 펼침으로써, 도시의 전체 자산 가치를 높이는 일련의 활동”이라고 볼 때 게이츠헤드의 경우 이 개념에 가장 적절히 대응한 셈이 된다.
발틱 현대미술관은 새로운 지역 공공미술공간의 탄생이다. 이것은 새로운 의미를 가지며 새로운 예술을 창조해내는 ‘예술 공장 (art factory)’를 지향한다. 작가들에게 전시공간 뿐만 아니라 작가들을 위한 레지던시 프로그램(Artists in Residence)에 초점을 맞춰진 프로그램을 가짐으로써 작품 창작과정에 초점을 둔 공간운영을 유도하며 지역사회와 국제적인 맥락의 공간으로 의미를 가지기 때문이다. 곧 수원시립미술관이 착공될 예정이라고 한다. 게이츠헤드의 경우를 타산지석으로 삼을 만하다.
이경모 수원문화재단 문화사업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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