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프리즘] 기업문화가 기업경영에서 어떤 역할을 하는가

기업문화의 의미를 이야기할 때, 자주 인용하는 예가 하나 있다. 기원전 431년에 고대 그리스의 아테네 지도자로 명망이 높았던 페리클레스는 이미 당시에 오늘날의 기업들이 모색하고 있는 기업문화의 요체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기원전 431년, 아테네는 이웃 국가인 스파르타와 전쟁에 직면했을 때 스파르타는 군사적인 면에서 우세한 반면, 아테네는 민주적인 시민정신이 강한 국가였다. 아테네의 지도자인 페리클레스는 아테네 시민들이 갖고 있는 이 중요한 아테네 정신을 일깨워야 스파르타와의 전쟁에서 이길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침 어느 전사의 장례식 모임에서 아테네 시민들에게 ‘아테네정신’ 이란 연설을 한다. “여기 이 자리에 있는 각 개개인이 바로 아테네 그것이다. 아테네 시민이 자기 자신에게 주어진 임무를 열심히 하면 그것이 바로 아테네를 발전시키는 것이요, 아테네를 위대하게 이끌어 가는 것이며, 최종적으로 자기 자신을 위대하게 만드는 것이다.”

페리클레스의 연설은 조직의 비관료적인 운영, 구성원 모두의 평등 사고, 자신이 하는 일의 가치적 사명감 부여, 자기가 최고라는 믿음, 조직의 나아가야 할 방향, 그리고 조직을 위한 자발적으로 유도하는 동기부여 등 기업문화가 갖추어야 할 모든 요소를 내포하고 있다.

이 연설은 오늘의 시각에서 보면 조직체 구성원들에게 가치관, 조직의 사명감, 그리고 지향해야할 방향이라고 하는 기업문화의 의미를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 기업들은 그 기업의 문화와 감성, 스토리 등과 같은 계량화할 수 없는 가치들이 21세기 기업경영의 성공인자로 주목받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즉, “어제의 기업문화는 오늘의 기술이 되고, 오늘의 기술은 내일의 기업문화가 된다”는 사실을 우리는 인식해야 할 것이다.

기업문화는 최고경영자에 의해 만들어지는 필요 개념 보다는 구성원들간 자연스럽게 생성되는 개념이다. 따라서 전체 구성원들의 바람직한 리더십 스타일, 바람직한 행동, 일하는 방식 등 다양한 특성에 의해 자연스럽게 유도(guidance)되는 것이며, 어떤 기업문화를 가지고 있는가는 매우 중요한 요소이다.

예를 들어 창의와 자율을 강조하는 기업문화는 개개인의 다양성과 창의성이 최대한 발현될 수 있는 시스템과 행동 양식 형성을 위한 노력이 수반될 것이고, 생산성 극대화가 필요한 제조 기업은 강한 팀워크와 실행력을 강조하게 됨으로써, 구성원들도 자연스럽게 그런 스타일로 서서히 적응(fitting)될 것이다. 따라서 뚜렷한 기업문화는 기업의 조직에 속한 구성원들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하는 방향 지시등, 나침반 역할을 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80년대 대형 컴퓨터 생산만을 고집하던 IBM은 PC산업의 호황으로 시장을 잠식당하고 경쟁력이 약화되자, 창업당시의 기업정신으로 돌아가자는 운동을 펼치며 세계 최대 컴퓨터 업체로 재도약한다. 그 기업정신이 바로 ‘IBM은 서비스’이다. 간단한 듯 하지만 이 속에는 IBM 사원들의 정신이 깃들어 있다.

가령 IBM 사원들에게 ‘당신의 직업은 무엇인가?’ 라고 질문했을 때 이들은 ‘돈을 벌기 위해 당신과 만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결국 바람직한 기업문화의 정착은 기업 구성원들 속에 자리잡고 있는 마음가짐, 즉 가치관과 비전으로 그 기업을 생명력 있는 유기체로 만들고 또 그 기업의 운명 자체도 바꿔 놓는다. 개인의 창의성과 자율성에 대한 구성원들의 합의도가 높을수록 그 기업은 강한 기업문화를 갖게 된다.

이제 기업문화를 어떻게 유지하고 활용하느냐 하는 것은 기업의 생존과 발전에 직결되고 있다. 그리고 그 주체는 바로 기업의 구성원들이다. 기업들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고, 영원히 존속하는 계속적 기업으로 남기 위해서는 그 구성원들이 스스로 몸담고 있는 조직의 기업문화를 정확하게 알고 바람직한 기업문화 형성에 동참해야 할 것이다.

김만균 경기과기대 중소기업경영학과장

© 경기일보(www.kyeonggi.com),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댓글 댓글 운영규정